대출받기 더 힘들어질라..마통 발급, 1월에만 4.3만건 '훌쩍'
고액 신용대출 원금분할상환 앞두고 "개설 수요, 2배"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제출 받은 당국, '연 5%' 조율 가능성
"빚투 영끌 우려 알지만..일괄적 규제, 풍선효과 부작용도"
31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8일까지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4만3143개로 나타났다.
은행의 거래일이 19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2270개의 마통이 개설된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도 마통 개설 수요가 계속 늘어났지만 그때보다도 2배 정도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마이너스통장 수요가 폭증하며 신용대출 잔액 역시 지난해 말보다 1조7617억원 늘어난 135조4099억원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통장 개설의 가장 큰 이유는 공모주 청약이다. 올들어 모비릭스, 선진뷰티사이언스 등 개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비교적 쉬운 공모가 3만원 미만의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하며 증거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올해 중 ‘고액 신용대출 원금 분할상환’을 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마통을 미리 뚫어놓으려는 수요도 많아졌다. 금융당국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가는 신용대출 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고액을 대출받았을 때, 이자만 갚다가 상환 시기에 원금을 갚는 방안 대신 원리금이나 원금을 나눠 갚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고삐 죄는 당국…‘가계대출 증가율 年5%로 제한해야’
마이너스통장 수요가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대출규제 고삐를 더 단단히 죄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5대 시중은행 등에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 제출을 요구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약 5%를 써낸 곳도 있지만 6~8%를 쓴 은행도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시중은행 가계여신 담당자들에 “지난해 말 제출한 2021년 연간·월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가 지나치다 생각되면 조정치를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6~8%를 제시한 은행들 중 일부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5%대로 조율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은 지난해 말만 해도 고소득·전문직의 신용대출 한도 축소 방식으로 관리를 해왔는데, 당국의 압박이 커지자 전반적인 신용대출 죄기로 선회했다.
1월 들어 신한은행은 일반 직장인 신용대출 한도를 상품에 따라 1억5000만∼2억원에서 1억∼1억5000만원으로 낮췄다. 우리은행도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한도를 기존 8000만원∼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내렸다. 카카오뱅크도 22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비롯해 고(高) 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3분의 1이나 깎았다.
한도 대신 금리를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 SH수협은행은 직장인 대상 ‘Sh더드림신용대출’ 상품 중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케이뱅크는 28일 직장인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올려 최저 금리를 연 3.0%로 올려잡았다. 씨티은행은 주요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0.01~0.06%포인트 올렸다.
은행권의 가계대출만 죌 경우 정말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금리가 훨씬 높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권 등 이자가 더 비싼 금융기관에 기대며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도입을 예고한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 구체적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같은 비율의 대출 규제라면 기본적으로 소득이 많은 사람보다는 저소득자가 한도 제한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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