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사후에도 견제받는 코로나 영웅 리원량

이규화 2021. 1. 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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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의 존재를 알리고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돼 숨진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사진)이 사후에도 중국 당국의 견제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리원량에 관련된 글을 모조리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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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원량 웨이보 캡처 연합뉴스

'우한 폐렴'의 존재를 알리고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돼 숨진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사진)이 사후에도 중국 당국의 견제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오는 7일 베이징에서 사망 1주년을 맞아 그를 추모하는 전시회가 기획됐으나 당국에 의해 봉쇄당했다고 합니다. 홍콩 명보가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설치미술가 왕펑((王鵬)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와 함께 리원량 추모 전시회를 기획했으나 당국으로부터 "국가에 먹칠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고 작업실을 강제 철거당했다고 합니다.

RFA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29일 베이징시 핑구(平谷)구에 있는 왕펑의 작업실에 철거반원과 경찰이 유리창을 부수며 들이닥쳐 왕펑과 그의 가족, 친구들을 끌고 갔습니다. 이에 대해 핑구구 측은 베이징 시 정부의 지시로 '불법 건물인' 왕펑의 작업실 강제 철거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직 우한과 중국 극소 지역에 한정됐던 2019년 12월 30일 위챗에 "우한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 7건의 사스 증상이 확인되었다"라고 올린 후 잠시 있다가 환자의 CT촬영 결과를 첨부하며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밝혔습니다.

그의 글이 인터넷에 유포되자 우한 공안국은 "인터넷에 부정적 발언을 올렸다"는 이유로 그를 소환해 경고와 훈계조치를 취했습니다. 리원량은 2020년 1월 8일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됐고, 한 달 후인 2월 7일 새벽 우한시 중심병원은 리원량이 죽었다고 확인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리원량 사망 후 "리원량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고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SNS 상에는 그를 진실을 알리고 코로나와 싸운 진정한 의사로서 추모하는 글이 쇄도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리원량에 관련된 글을 모조리 삭제했습니다. 2020년 3월 20일 중국 정부는 리원량의 처벌을 취소했습니다.

한편, 왕펑은 중국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활동을 이어오는 예술가로 알려졌습니다. 산아제한 정책의 폭력성을 반영하는 작품을 많이 만들어 경찰에 구타를 당하는 등 수난을 당한 적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베이징의 대표적인 예술가 마을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왕펑이 문제가 된 그림을 비롯해 작품 10여 점을 쑹좡 광장에 전시하자 공안은 철거 담당 관리들까지 동원해 그림 압수에 나섰고 시민들이 이를 저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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