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전까지 확산 막겠다지만.. 설 연휴 재확산 우려 초긴장
최근 종교단체 중심 확진 늘고
집단 취약 시설서 곳곳 확산
정부 방역 허점 불만 여론 커져
정부가 수도권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고강도 조치를 설 연휴가 끝나는 14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 방역 당국은 연초까지만 해도 거리두기 완회를 검토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자가 확산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늦추기로 한 것이다. 특히 대규모 인원의 이동이 전망되는 설연휴를 앞두고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게 당국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설 전후로 집단감염 확산을 차단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까지 환자 발생 수준을 안정적으로 낮추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국민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비난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종교시설, 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집단모임 등을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정부가 이들 취약시설에 대한 방역단속은 소홀히 한채, 전 국민들에 고강도 거리두기만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를 무더기로 발생시킨 IM선교회의 경우, 31일 0시 기준 IEM국제학교 176명 등 산하 교육시설에서 총 35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소재지인 대전시가 IM선교회의 마이클 조 선교사와 IEM국제학교 대표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전경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IEM국제학교에서 비대면 예배만 허용된 기간에 교내 예배실에서 대면 예배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가 약해진 기간 좌석 수의 20% 이내 예배 시행 수칙을 어긴 정황 등이 포착된 데 따른 조치다.
서울에서는 병원과 직장에서 집단감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7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한양대 병원의 경우, 31일 오전 기준 30명이 추가 확진됐다. 약 1600명이 검사를 받았고, 349명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서울 은평구의 병원에서도 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는 16명에 달한다. 또한 시립 보라매병원에서도 31일 오전 기준 5명이 확진된 상태다. 노숙인 등을 진료하는 3층 병동에서 환자 3명과 의료진 2명이 양성으로 판정됐다. 이 밖에 서대문구의 의료기관과 강동구 한방병원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확인되고 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에서도 곳곳에서 구멍이 드러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2개의 볼링동호회 회원 18명이 모여서 단체로 볼링시합을 하거나, 방문판매원 7명이 마스크를 쓰지도 않은 채 신년모임을 갖고 취식을 한 사례가 보고됐다.
이외에도, 대학, 호프집 등에서 10명 이상의 인원이 생일파티를 진행한 사례도 신고됐다. 펜션에서 지인 7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모임을 한 사례, 회원을 계속 모집해서 매주 와인과 관련되는 소모임을 진행한 사례 등도 신고됐다.
이처럼 집단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이행해 온 일반 국민들의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취약시설에 대한 방역에 허점이 생기면서 전 국민적인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2월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이 그동안 '거리두기 백신'에 역점을 뒀던 국내 방역체계에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8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방역당국은 이달부터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 의료진을 시작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의료진에 이어, 코로나19 감염 취약 대상자인 요양병원, 요양시설 입원자와 종사자들 등의 순으로 접종이 이뤄진다. 이어 2분기에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복지시설, 정신건강이용시설, 장애인, 노숙인 거주시설 등 취약시설의 입소자와 종사자에 대한 접종이 시행된다. 전국민 대상 접종은 하반기부터다. 백신도입 일정과 상반기 예방접종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기가 최종 확정된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2월부터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면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까지 환자 발생 수준을 안정적으로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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