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레프트→센터, 묵묵한 정지윤의 포지션 변경 "해야 하는 일이니 한다"

수원|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1. 3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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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정지윤이 지난 27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KOVO 제공


현대건설 정지윤(20)은 한국배구연맹 공식 프로필에는 포지션이 센터로 기재돼 있지만 올시즌에는 이러한 표기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초반에는 양효진 등을 받치며 센터로 뛰었지만 최근까지는 레프트로 뛰었다. 원래 센터를 하면서 라이트도 겸했기 때문에 사실상 정지윤은 윙스파이커 모든 포지션과 미들브로커의 포지션까지 다 뛰었던 셈이다. 모든 걸 한다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잘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포한다.

그렇기에 31일 흥국생명전 이도희 감독은 정지윤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이 감독은 “정지윤에게는 이번 시즌이 굉장히 어려운 시즌인 것 같다. 센터에 적응했는데 사이드가 없어 가야하고, 다시 사이드에 적응하려니까 센터에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레프트로 뛰던 정지윤은 센터 이다현의 부상으로 이날 경기 센터로 뛰었다.

이 감독은 정지윤이 바뀌는 상황을 받아들이려 애쓰는 모습을 칭찬했다. 실제 정지윤도 바뀐 상황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적응했다. 이날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선두 흥국생명을 만난 정지윤은 14득점에 공격성공률 63.63%로 팀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지윤을 비롯해 헬레나 루소, 양효진, 황민경 등이 활약한 현대건설은 결국 흥국생명을 3-2로 잡아내며 5연패에서 탈출했다.

정지윤은 경기 후 “연패를 하고 있어 분위기도 처지고 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상황이었다. 오늘 이겨서 다시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반색했다.

그는 연이은 포지션 변경에 대해서도 “바뀔 때마다 계속 혼란이 오고, 잘 적응이 안 될 때도 있었지만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가 없어 해야 하니까 잘 안 되더라도 맞추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입단해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정지윤은 31일 현재 득점 10위, 오픈공격 6위, 속공 11위, 블로킹 13위 등 사이드와 센터에서 낼 수 있는 성적을 고루 내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을 1위로 마쳤던 팀이 최하위로 수직낙하 하는 모습이 가장 안타깝다.

정지윤은 “아직 순위가 낮지만 남아있는 경기를 무조건 다 이겨서, 좋게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원|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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