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불신에서 '세대 갈등' 논란으로 번진 게임스톱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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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밀레니얼세대와 빅보이(기성세대)의 싸움이다. 레딧에는 학자금 빚과 집 보증금으로 허덕이는 사람이 있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이런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 비디오게임 유통체인 '게임스톱' 주식에 1만7,000파운드(2,600만원)를 투자해 400% 수익을 낸 32세 청년 마이크는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이 같이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사설에서 "기성세대가 경제를 잘못 이끌면서 자신들의 부(富)를 속여왔다고 느끼는 많은 투자자들의 분노가 (게임스톱 사태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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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밀레니얼세대와 빅보이(기성세대)의 싸움이다. 레딧에는 학자금 빚과 집 보증금으로 허덕이는 사람이 있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이런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 비디오게임 유통체인 ‘게임스톱’ 주식에 1만7,000파운드(2,600만원)를 투자해 400% 수익을 낸 32세 청년 마이크는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이 같이 말했다.
수백만 불개미(개인투자자)들이 월스트리트의 거대 자본을 무너뜨린 게임스톱 사태는 근본적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과 증오에 투기 심리가 결합하면서 시작됐다는 평가다. 대형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돈놀이’를 일삼고 개인 투자자들의 돈을 불공정하게 끌어 모은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분노를 부채질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깊어진 ‘세대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사설에서 “기성세대가 경제를 잘못 이끌면서 자신들의 부(富)를 속여왔다고 느끼는 많은 투자자들의 분노가 (게임스톱 사태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2008년 이후 10년 넘게 누적된 온 불평등과 빈부격차가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개미들의 집단행동으로 표출됐단 설명이다.
실제 이번 사태의 배후로 주목 받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이용층은 주로 미국 ‘MZ(밀레니얼+Z)세대’다. 10년 전 ‘월가(街)를 점령하라’ 시위에 참여했던 주역이기도 하다. 최근 한 투자자는 레딧의 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에 “나는 금융위기 때 10대 초반이었고 월가가 우리 삶에 미친 충격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기성 권력을 응징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수 천명이 공감을 표시했다.
미 시사주간 타임 역시 세대 갈등이 이번 시장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위기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밀레니얼세대의 격앙된 민심이 이번 사태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타임은 최근 월스트리트베츠에 올라온 동영상도 언급했다. 2019년 영화 ‘조커’를 패러디 한 영상에는 “당신(기성세대)들은 고교에 다닐 때 여름 동안 일해서 자동차를 사는 등 미국의 황금기를 누렸지만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질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런던소재 마켓츠닷컴의 닐 윌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들(게임스톱 투자자)은 헤지펀드를 싫어하고 ‘부머(boomer)’들의 재력에 대한 모욕으로 가득 차 있다”며 “부자들의 돈을 챙겨와 가난한 밀레니얼세대에게 재분배하자는 점에서 세대간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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