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캐스팅에 수백억 제작비..'텐트폴' 드라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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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주연의 '빈센조', 조승우의 '시지프스', 전지현의 '지리산'. 화려한 캐스팅에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텐트폴(tent pole)' 드라마 전쟁이 연초부터 치열하다.
텐트폴은 텐트를 칠 때 사용하는 지지대로, 각 제작사의 사업 성패를 가를 만한 대작을 의미한다.
200억원대 제작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빈센조'와 '시지프스'가 이달에 먼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키이스트가 만드는 국내 최초의 우주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엔 400억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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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넷플릭스 등 대작 경쟁
코로나로 영화 제작 주춤
스타 배우들 잇단 안방 나들이
송중기 주연의 ‘빈센조’, 조승우의 ‘시지프스’, 전지현의 ‘지리산’…. 화려한 캐스팅에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텐트폴(tent pole)’ 드라마 전쟁이 연초부터 치열하다. 텐트폴은 텐트를 칠 때 사용하는 지지대로, 각 제작사의 사업 성패를 가를 만한 대작을 의미한다.
국내에선 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작품이 텐트폴에 해당된다. 올해엔 100억원을 훌쩍 넘어 400억~500억원대 드라마까지 줄지어 나온다. 지상파 3사는 제작비 경쟁을 감당하지 못해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는 반면 tvN과 같은 케이블 방송과 넷플릭스 등에선 대작 경쟁이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극장 개봉이 어려워져 영화 제작이 주춤한 영향도 크다. 스크린에서만 주로 만날 수 있었던 배우들도 잇달아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
화려한 캐스팅 내세운 ‘빈센조’ 등 출격
텐트폴 드라마는 올 상반기부터 연이어 방영된다. 200억원대 제작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빈센조’와 ‘시지프스’가 이달에 먼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오는 20일부터 tvN에서 방영되는 ‘빈센조’는 송중기의 출연작으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송중기는 2019년 ‘아스달 연대기’ 이후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영화 ‘승리호’에서도 주연을 맡아 팬들의 기대가 크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에 나온 전여빈이 상대역으로 출연한다. 송중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 콘실리에리 빈센조 까사노 역을 맡았다. 전여빈은 그와 함께 악당을 소탕하는 베테랑 독종 변호사 홍차영 역을 연기한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왕이 된 남자’ 등을 만든 김희원 감독과 ‘열혈사제’ 등을 집필한 박재범 작가가 함께한다.
조승우·박신혜 주연의 ‘시지프스’도 17일부터 JTBC에서 방영된다. 정체를 숨긴 채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을 밝혀내려는 천재공학자 한태술(조승우 분)과 그를 위해 멀고도 위험한 길을 거슬러온 구원자 강서해(박신혜 분)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푸른 바다의 전설’ ‘주군의 태양’ 등을 만든 진혁 감독과 이제인·전찬호 부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전지현·주지훈이 주연을 맡은 ‘지리산’도 올 상반기 tvN에서 방영된다. ‘킹덤’ ‘시그널’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스위트홈’ ‘도깨비’ 등을 만든 이응복 감독이 함께 참여한다. 제작비는 300억원에 달한다. 전지현은 김은희 작가의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외전인 ‘킹덤:아신전’에도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자본 의존도 높아지는 경향도
기존 텐트폴 규모를 뛰어넘는 작품들도 잇달아 제작된다. 키이스트가 만드는 국내 최초의 우주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엔 400억원이 투입된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조인성·한효주·차태현 등이 출연하는 ‘무빙’엔 5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540억원으로 역대 최고 제작비를 기록한 ‘아스달 연대기’와 비슷한 규모다.
이처럼 갈수록 제작비가 뛰는 것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영향이 크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킹덤’과 ‘스위트홈’ 등 넷플릭스 작품은 규모와 장르 면에서 이전 작품들과 다르다”며 “이로 인해 시청자들의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 제작사들은 대작을 넷플릭스에 동시 공급하며 제작비를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지리산’에는 중국 기업 아이치이가 투자하기로 했다. 정 평론가는 “국내에는 막대한 제작비를 댈 투자자가 많지 않아 해외에 작품을 수출하며 수익을 내야 한다”며 “자본과 문화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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