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산업 중심에 AI.. '사업구조 리노베이션' 합종연횡 시작됐다 [AI가 바꾸는 세상]
국내 기업들 AI동맹 맺어 역량 제고
기술 혁신·생태계 성장 위한 연구 개발
기업 개별 전담조직 구성·사업구조 재편
글로벌 센터설립·해외인재 영입 등 행보
국내 기업들도 AI에 집중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모든 산업의 중심에 AI가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주력 수출제품인 반도체를 비롯해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활용, 지능형 로봇에도 AI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AI 없이는 산업 진화도 없다'는 말이 더 이상은 농담이 아닌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기업 간 연합 통해 AI역량 높인다
국내 기업들이 AI기술을 바탕으로 한 산업혁신에 뛰어들고 있지만 선진국 대비 기술역량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AI기술 개발과 활용을 위해 연합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AI 원팀이다. AI 원팀에는 KT와 현대중공업그룹,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AI 원팀은 10개월 만에 공동 연구개발(R&D) 첫 성과로 4종의 AI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AI 원팀은 출범 이후 40여명의 국내 AI 전문가로 AI 구루그룹을 구성한 후 라운드테이블이라는 회의체를 통해 산업현장의 과제를 논의해 왔다. 현재까지 70여차례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총 30여개 아이템이 다뤄졌으며 11개 R&D 프로젝트가 도출됐다.
11개 프로젝트 가운데 올해 AI 원팀은 4개 기술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4개의 기술은 △딥러닝 음성합성(P-TTS) △E2E 음성인식 △무빙 픽처 △AI 기반 로봇 고장진단 기술이다. AI 원팀은 AI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적인 7개 프로젝트를 추진해 AI 혁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AI 원팀에 대응한 AI R&D 협의체도 지난해 12월 구성됐다. AI R&D 협의체에는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가 참여했다. 3사는 AI동맹을 통해 미래 AI기술을 개발하고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특히 올 상반기 팬데믹 극복 AI를 첫 합작품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팬데믹 극복 AI는 유동인구 빅데이터, 공공재난정보 등을 통해 현재 위치의 코로나 위험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스마트폰 등에 기록된 일정·예약정보·평상시 이동경로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험도를 분석해 이용자에게 안내한다. 3사는 팬데믹 AI를 별도 서비스로 만들기보다는 백엔드 AI 플랫폼으로 개발해 개발자·연구기관·기업 등 공공에 개방하고 애플리케이션(앱)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3사의 협력은 팬데믹 극복이라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서 시작해 산업계, 학계에서도 널리 사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제공함으로써 국내 AI생태계 성장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AI 전담조직은 기본, 사업도 재편
국내 기업들은 연합을 통한 AI기술 개발 외에도 개별적으로 AI를 중심으로 전담조직을 꾸리거나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리서치 조직 내에 AI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AI센터는 삼성전자 AI 연구를 담당하는 책임조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등 7개 지역에 설립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네이버 AI랩이라는 연구조직을 만들었다. 기존 AI 선행기술을 연구하던 클로바 리서치 조직을 분리해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AI 연구벨트를 조성했다. 한국, 일본, 베트남과 유럽 최대 AI연구소 네이버랩스유럽이 있는 프랑스가 AI 연구벨트 주요 거점이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전 계열사를 총괄하는 AI 전담조직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AI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에어랩과 함께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전문 연구조직 에어 센터도 구성했다. LG그룹은 지난해 12월 LG AI 연구원을 설립했다. LG AI 연구원은 LG전자·화학·유플러스·CNS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해 만든 AI 전담조직으로 글로벌 인재 확보, AI 연구개발 등을 위해 약 2000억원을 투자했다.
SK텔레콤은 회사의 모든 영역과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가 회사의 모든 업무와 대고객 서비스 혁신의 기반이 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미 많은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상황에 따른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AI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KT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로 일컫는 ABC 중에서도 AI를 가장 첫머리에 제시하고 있다. 디지코로 전환하는 데 AI가 근간이 된다는 의미다. KT는 이 같은 전략 아래 최근 세계적 AI 석학인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를 자문역으로 영입했다.
홍 교수 영입은 ABC 영역에서 독보적 리더십을 원하는 구현모 KT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 KT는 스마트한 젊은 인재 영입과 집중적 투자로 미래 성장엔진인 AI 분야에서 일류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구 대표는 "세계적인 AI 석학과 함께 첨단기술에 혁신성을 배가하고 신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일등 디지코로 도약하겠다"며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기술과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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