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한다..전세계는 온라인 주총 열풍

정승환,김기철 2021. 1. 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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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기업 37% 온라인 개최
"온·오프라인 병행 주주총회로
감염병·주주참여 다 잡아야"

◆ 온택트 주주총회 ◆

세계적으로 전자 주주총회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예전처럼 수백, 수천 명의 주주가 한자리에 모이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 상장사들도 전자 주총 등 주주와 소통하는 방식을 전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온라인 주총 개최 여건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의결권자문사 ISS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전자 주총을 개최한 사례는 69개국, 3900건으로 조사됐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는 지난해 아시아 12개국 505건의 정기 주총(국가별 시가총액 상위 50개사)을 분석한 결과 36.8%가 전자 주총을 개최했다. 미국 전자 주총 플랫폼 제공 업체 브로드리지 시스템을 이용해 1~6월 정기 주총을 개최한 회사는 2019년 326곳에서 2020년 1494개사로 증가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자 주총 확산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라며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하이브리드형 주주 총회 실시 안내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등 한국 상장사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네이버 등은 올해 전자 주총을 도입할 예정이다. 오프라인과 더불어 온라인 생중계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2351개사는 오는 3월 말까지 정기 주총을 개최해야 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전자 주총을 실시했다. 주주들은 온라인을 통한 질문이 가능했으며, 주총 의장과 회사 임원들이 총회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질문에 답변했다.

상법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만 개최하는 현장 주주총회 대체형 주주총회(virtual-only meetings)는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장 주주총회 병행형 주주총회(hybrid meetings)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용 가능하다. 김 교수는 "온라인 병행 주총은 코로나19 예방과 주주 참여 제고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등은 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한 정기 주총 안전 개최 지원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여기에 전자 주총에 관한 언급은 없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기업들이 전자 주총을 적극 검토하지 않는 것은 정부 탓도 크다. 정부는 주총 당일 방역 수칙 준수에 만전을 기할 것을 기업에 강조할 뿐, 전자 주총 등 집합 제한을 위한 대체적 수단은 적극 권고하지 않고 있다"며 전자 주총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청했다.


테슬라 온라인주총 보셨나요…한국서도 매경 통하면 됩니다

'온택트 주총' 대행 서비스

韓 특유의 온오프라인 병행
준비 어려움 겪는 상장사에
개최 안내부터 전과정 지원

미국 테슬라의 '2020년 주주총회'는 지난해 9월 22일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 주차장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 온라인으로 지켜보는 주주들에게 '반값 배터리' 비전을 설명했다. 공장 주차장에는 추첨을 통해 선발된 주주 240여 명만이 테슬라 차에 탑승한 채 자동차 경적으로 그의 발표에 환호를 표시했다.

야론 닐리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등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상장기업 1874개사 가운데 1577개사가 전자주주총회를 개최했고, 이 중 1512개사는 온라인으로만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여파로 미국 상장사 중 80% 이상이 온라인 주주총회를 열 만큼 미국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테슬라 방식의 주주총회 개최가 불가능하다. 상법상 온라인 주주총회는 오프라인 주주총회와 병행해서만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 속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의 주주총회를 요구하는 주주들이 늘면서 언택트 주주총회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온라인 주주총회를 열었고 올해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시가총액 상위 대기업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주주총회를 모색하고 있다.

시총 상위 대기업들은 온오프라인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는 인적·기술적·재정적 여력이 되지만 상당수 상장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형편이다. 신지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주주총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려면 양방향으로 주주총회를 생중계할 수 있어야 하고 전자투표 등을 위한 시스템도 갖춰야 하는데 많은 기업들은 이런 것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의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매경미디어그룹이 올해 주주총회 시즌부터 상장기업을 위한 '온택트 주주총회 원스톱 대행 서비스'를 선보인다. 온라인 주주총회 개최 안내, 온라인 초대장 발송 등 사전 운영은 물론, 온라인 주주총회 사전 기획과 리허설, 온라인 생중계 등 전반적인 행사 운영과 참가자 통계, 설문조사 결과 등을 포함한 보고서 제공 등 사후 관리까지 온오프라인 주주총회와 관련한 일체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승환 재계·한상전문기자 /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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