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동반자 거리두기'로 숨통 트였다..조승우·옥주현 본다
맨오브라만차·명성황후 등 대작 2월2일 나란히 개막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객석 점유율 70% 맞춰야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번 코로나19 방역 수칙 조정에서 다행이라고 여겨지는 지점은 '공연 업종 특성'에 맞는 방역 수칙이다. 정부가 공연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특성을 파악해 분석한 결과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적용된 점은 반길 수 있다."(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공연장 인원제한을 개인별에서 동반자별로 31일 조정하면서 공연업계의 숨통이 그나마 트이게 됐다.
이날 중대본은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를 내달 설 연휴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공연장·영화관은 2.5단계에서 동반자 외 좌석 두 칸 띄우기로 방역수칙을 조정했다. 1.5단계와 2단계에서는 동반자 외 좌석 한 칸 띄우기를 적용한다. 그간 공연계는 동반자 상관 없이 개인별로 좌석 띄위기가 적용돼 다른 업종과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실제 공연계는 좌석 간 두 칸 띄어앉기로 출혈이 컸다. 대극장 공연을 유지하기 위한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유료점유율은 60~70% 내외. 현재는 객석의 30%만 판매할 수 있어 손익분기점의 반도 못 미친다. 결국 공연의 진행 여부를 제작사가 판단해 책임을 지고, 제작사는 고스란히 그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과 이달 초에 개막을 각각 예정했던 대작 뮤지컬인 류정한·조승우·홍광호 주연의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김소현·신영숙 주연의 '명성황후'는 이를 계속 미뤄왔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개별로 좌석 두 칸 띄어앉기가 적용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공연계 매출은 156억원이었다. 하지만 두 칸 띄어앉기가 적용된 같은 해 12월은 50억원으로, 또 이달은 3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월2일 대형 뮤지컬들, 공연 개막·재개 잇따를 듯
'맨오브라만차'와 '명성황후'가 우선 개막할 예정이다. 옥주현·카이·신성록 주연의 '몬테크리스토', 주원·아이비 주연의 '고스트', 김동완·박은태 주연의 '젠틀맨스 가이드', 차지연·박은석 주연의 연극 '아마데우스', 김선영 주연의 뮤지컬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유준상·정성화 주연의 '그날들' 등은 공연을 재개한다.
그럼에도 좌석 띄어앉기를 여전히 적용해야 하는 공연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건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확산산에 쉽게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계도 정부의 지침을 따르겠다는 의지는 크다. 다만 좀 더 공연 특성에 맞는 세분화된 지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연장의 안전은 이미 증명됐다. 확진자가 다녀갔을 뿐, 공연장 내 전파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은 '특수한 공간'으로 통한다. 한 공간에 밀집된 인원이 많아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고, 정면만 바라보며 대화도 하지 않는다. 요즘에는 극장 내 카페도 운영이 금지, 음식 섭취도 불가하다. 발열 체크나 QR코드 확인은 필수다.
특히 작년에 '오페라의 유령' '캣츠' 내한공연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극장이 문을 닫은 가운데 유일하게 무대에 오른 투어 공연이라 'K-방역의 상징'으로 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공연계는 최소 버틸 수 있는 객석 점유율인 70%에 맞게 공연장을 운영할 수 있는 지침을 달라는 입장이다. '몬테크리스토'와 '팬텀'의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는 "객석점유율 65%라는 숫자는 제작사가 투자사를 설득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자 공연에 생계가 달린 스태프와 배우들의 인건비를 보존해 공연이 계속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현재 공연 티켓 예매시스템에서 점유율 70%를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제작사가 개별적으로 수작업을 해야 한는 번거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관객 분들이 방역 지침이 완화되도록 잘 지켜주셨기 때문에 그런 지침이 생기면, 제작사 별로 방법을 찾을 것이다.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고비를 잘 넘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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