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AI가 되살린 '살아 부르지 못한 노래들' / 구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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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가수 김광석의 팬들은 32살에 요절한 가객이 되살아나 새 노래를 들려주는 듯한 경험을 했다.
인공지능(AI)이 작고한 가수의 목소리를 되살려내어 특유의 가창법을 학습하게 한 뒤 새로운 곡을 부르게 한 음성합성기술 덕분이다.
이제는 저작권 등 권리관계만 정리하면 음성합성기술은 얼마든지 작고한 가수들의 목소리와 창법을 고스란히 되살려내 최신곡을 부르게 할 수 있고, '살아서 부르지 못한 명곡들' 음반 시리즈를 낼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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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지난 주말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가수 김광석의 팬들은 32살에 요절한 가객이 되살아나 새 노래를 들려주는 듯한 경험을 했다. 인공지능(AI)이 작고한 가수의 목소리를 되살려내어 특유의 가창법을 학습하게 한 뒤 새로운 곡을 부르게 한 음성합성기술 덕분이다. 이미 인공지능은 가수의 전성기 공연 실력을 뽐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젊어서 숨진 가수 김현식, 거북이의 터틀맨도 최근 인공지능이 목소리와 몸짓을 되살려낸 덕에 팬들에게 새 노래를 선사했다.
1991년 미국의 팝 가수 내털리 콜이 26년 전 숨진 아버지 냇 킹 콜의 목소리를 불러내 듀엣곡 ‘언포게터블’로 그래미상을 받았을 때만 해도, 음성합성기술은 꿈의 기술이었다. 이제는 저작권 등 권리관계만 정리하면 음성합성기술은 얼마든지 작고한 가수들의 목소리와 창법을 고스란히 되살려내 최신곡을 부르게 할 수 있고, ‘살아서 부르지 못한 명곡들’ 음반 시리즈를 낼 수 있는 수준이다. 팬들로서는 반가우면서도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작품도 진짜 예술인가’라는 질문에 부닥치게 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미술은 한발 앞서가고 있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와 델프트공대가 개발한 인공지능 ‘넥스트 렘브란트’는 생전의 렘브란트가 그린 것과 구별되지 않는 ‘렘브란트풍 초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선 인공지능이 그린 초상화 <에드몽 드 벨라미>가 높은 평가를 받으며 5억여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인공지능 시대엔 창의성만이 인간의 영역이라고 했는데, 인공지능 예술 앞에서 난감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거꾸로 인간 창작활동과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창작하는 사람의 의도와 고유성은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가치가 커진다. 일찍이 발터 베냐민이 예술 경험의 특징은 원본 작품을 특정한 장소와 시간에서 맛보는 일회적이고 고유한 아우라의 경험이라고 말한 대로다. 무한 발달하는 인공지능이 원본과 구별되지 않는 높은 완성도의 창작물을 만들어낼수록, 인간이 만들어낸 창작물의 유한성과 소멸성이 주목받는 이유다. 과학사 연구자 에른스트 페터 피셔는 “기계가 점점 더 효율적이고 완전하게 될수록 불완전함이야말로 인간의 위대함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진다”고 갈파했다.
구본권 산업팀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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