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기에도 세계경제 회복 주춤..두번째 충격땐 감당 못해

윤원섭 2021. 1. 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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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어젠다 5대 키워드
② 다자주의 국제질서 회복
③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 확산
④ 넷제로·녹색회복 실현계획
⑤ AI중심 4차산업혁명 현실화

◆ 다보스 어젠다 2021 ◆

"과도한 유동성과 경제회복 둔화 우려, 국제관계 다자주의 복원, 기후변화 위협,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4차 산업혁명 현실화…."

지난 25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다보스 어젠다 2021'을 관통한 키워드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매년 1월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최되던 연차총회 대신 열렸다. '신뢰 재건을 위한 중대한 해'라는 주제 아래 문재인 대통령 등 국가 정상 24명을 포함해 총 1700여 명이 참석했다.


◆ '돈 풀기 부작용' 우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주제는 돈 풀기 부작용과 경제 회복 둔화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정부가 앞다퉈 완화적 재정·통화정책을 펼친 결과 시장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렸고, 이것이 실물 경제보다는 자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증시 과열 등 과도한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이미 쓸 수 있는 정책적인 카드를 다 썼기 때문에 또 다른 충격이 오면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공동회장 역시 "만약 우리가 코로나19와 유사한 위기를 한 차례 더 경험한다면 이에 대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세계 경제가 회복 중이지만 그 속도는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해 완전한 회복까지는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 국제관계 다자주의 회복

다보스 어젠다 2021에 참석한 국가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은 국제 질서에서 다자주의가 회복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017년 이후 처음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주의'를 옹호하고 인류의 공동 미래와 단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들은 특히 코로나19 해결을 위한 협력적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우리는 백신 다자주의 협력을 지지한다"면서 "코로나19 관련 실험과 치료제, 백신 관련 정보를 국가들과 공유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코로나19 해결을 위해 국제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은 선진국만이 아닌 전 세계 인류의 공공재로 공평하게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주주 이익 극대화에 방점을 찍은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가 촉발한 소득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의 폐해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껴안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데는 포럼 참석자들 간에 이견이 없었다.

기업 경영진이 주주 외에도 직원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챙기고, 지역사회 현안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면 기업 평판이 높아져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주제이기도 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올해 '성장(progress)' '사람(people)' '지구(planet)' 등 세 가지 핵심 키워드로 정의됐다. 이는 지난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분배 지향적 원칙으로 오해받은 사례가 있어 이번에는 확실히 성장을 기본으로 하는 원칙임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 넷제로와 녹색 회복

다보스포럼에서 매년 주요 어젠다로 다뤄지던 기후변화 부문에서 키워드는 단연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와 '녹색 회복(green recovery)'이었다. 넷제로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상쇄되는 상태, 즉 순배출량이 제로(0)가 되는 걸 뜻한다.

마크 카니 유엔 기후변화특사(전 영란은행 총재)는 탄소중립을 위한 시장 규모를 현재 연간 3억달러에서 향후 500억~10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빌 게이츠 빌&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은 "탄소중립에 투입되는 자금은 저탄소 시멘트, 녹색 항공유 등을 생산하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개발도상국에서 환경친화적 상품의 생산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 4차 산업혁명 현실화

다보스포럼이 2016년 연차총회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내세운 지 5년 만에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 이미 우리 현실에 도래했으며 모든 글로벌 난제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합치면 우리가 고민하는 세상의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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