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자 전의원 협박 5천만원 뜯은 전 운전기사 2심도 실형

수원고법 "이 사건 배경원인 이유 있어"..징역 10월 → 8월 감형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지난해 4·15총선 당시 경기 안산단원을(乙) 지역구의 후보자였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박순자 전 의원을 공갈한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의원의 전 운전기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수원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심담)은 공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8월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17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3월11~12일 박 전 의원의 정치생명을 끝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박 전 의원 측으로부터 약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7년 5월~2018년 4월 당시 안산단원을 지역구의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박 전 의원의 7급비서 및 운전기사로 일을 해왔었다.

그는 본인이 수행기사로 박봉을 받아가면서 박 전 의원을 위해 헌신했다고 생각했는데 시의원 공천과정에서 홀대를 받아 배신감을 느꼈고 이에 박 전 의원에 대한 비리를 폭로해 금전적 보상을 받으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A씨는 지난해 3월11일 기자들에게 '양심선언문'을 배포하며 신속한 보상이 없는 경우, 양심선언을 계속 하겠다고 박 전 의원 측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작성했던 양심선언문에 따르면 박 전 의원은 제 20대 국회의원 재직 중, 실제 근무하지 않은 B씨를 5급 비서관으로 허위고용하고 명절 때마다 유권자들에게 선물을 돌리 는 등 수개의 비리를 저질렀다.

하지만 A씨는 5000만원을 박 전 의원 측으로부터 건네 받은 후 같은 해 3월15일, 국회에서 일부 기자들에게 "악감정을 바탕으로 박 전 의원 흠집내기 위해 지어낸 얘기"라는 취지로 해명문을 발표했다.

원심은 A씨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박 전 의원에 대한 약점을 이용해 협박하고 양심선언서의 발표가 공익적 의도로 전혀 보이지 않으며 순전히 돈을 뜯어내려는 개인의 사익 추구로 보고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죄가 충분히 인정 된다면서도 공갈 혐의 부분은 다르게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한편으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수행기사로 일을 하면서 박봉을 받아왔고 그로 인한 불만이 이 사건 범행동기의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의원을 협박해 돈을 가로채려는 의도는 있지만 A씨가 폭로하려는 박 전 의원에 대한 양심선언문이 사실은 거짓내용이 아닌 점 등을 미뤄 이같이 주문한다"고 판시했다.

koo@news1.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