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괘불'

전지현 2021. 1. 3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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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 첫선
부석사 괘불
경북 영주시 부석사 괘불(보물 1562호)은 보살과 제자들, 사천왕들에 둘러싸여 설법하는 석가모니불 위에 다시 세 부처의 설법 모임을 복잡하게 배치했다. 그림에서는 별로 존재감이 없던 사천왕 만을 높이 12m, 폭 6m에 달하는 초대형 미디어트에 옮기자 위엄이 남다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이달부터 괘불과 승려 초상을 담은 디지털 영상을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선보인다. 고화질 입체 영상으로 옮기자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불교미술의 아름다움과 생동감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괘불은 조선시대 야외에서 불교 의식을 거행할 때 걸었던 대형 불화다. 다양한 불교 의식과 함께 오늘날까지 계승돼 한국 불교문화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번 미디어아트는 110점이 넘는 현전하는 괘불 가운데 서로 다른 형식을 보이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부석사 괘불'과 국보 301호 '화엄사 괘불', 보물 1270호 '은해사 괘불' 등 총 3점을 제작했다.

괘불 미디어아트.
괘불 미디어아트. [사진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세로로 긴 형태의 괘불을 미디어아트로 옮기기 위해 여러 영상 전문가와 제작 방향을 논의했다"며 "괘불의 투명하면서 다채로운 색감을 재현하면서도 애니메이션 요소와 3D 모션그래픽을 가미해 생동감 있는 영상으로 재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은 12m 대형 스크린에 투사된 2D와 3D의 불교 세계를 보며 원작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압도적인 시각적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개별 괘불에 대한 정보는 이번에 함께 제작한 미디어패널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기존 불교회화실 휴게공간에서는 실제 과거에 존재했던 승려와 현재 관람객이 영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실시간 인식 센서로 관람객이 다가오면 화면 속 승려 초상이 반응하며 관람객에게 대화를 건넨다. 영상 속 승려가 서로 대화를 나누는 진귀한 풍경도 펼쳐진다.

 승려 초상화 영상은 조선 불교 부흥의 중심인 서산대사 휴정(1520~1604)과 승려이자 불화를 그리는 화가로도 활동한 신겸(18세기 후반~19세기 전반 활동)의 진영(승려 초상) 2점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승려 초상화 콘텐츠
 국립중앙박물관은 "움직이는 승려 초상을 제작하기 위해 원작을 바탕으로 3D 모델을 만들었고, 모션 캡쳐 기술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했다"며 "진영의 회화적인 느낌은 아트 텍스쳐 기법으로 위화감 없이 4K 모니터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아트디렉터로 김현석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윤정원 상명대 디지털만화영상전공 교수가 참여했다. 제작사 지노드(대표 이재선)는 불교회화에 최신 CG기술을 융합했다. 불교회화실 영상은 상시 만나볼 수 있으며, 괘불 미디어아트는 매시간 30분 간격으로 상영된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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