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의 '제3지대 단일화 경선' 제안, 안철수보다 국민의힘이 환영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공식적으로 등판한 금태섭 전 의원이 3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을 제안하면서 야권 단일화 판도에 변수로 떠올랐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논의가 먼저'라면서 선을 긋기는 했으나 국민의힘 측은 '제3지대 우선 단일화'를 반기고 있다. 금 전 의원의 제안이 단계적 보수 야권 단일화를 성사하는 열쇠가 될지, 오히려 야권 단일화를 늦추는 반작용이 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서울 홍대 앞의 한 공연장에서 출마 기자 회견을 열고 "낡고 오래된 정치의 벽에 균열을 내고 참신한 정치의 출발을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금 전 의원은 출마 선언과 동시에 안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금 전 의원은 "각 당의 경선 진행 기간 동안 금태섭·안철수 단일화 경선을 제안한다"며 "진짜 민생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오래된 정치를 어떻게 바꿀지 진지하게 토론하자"고 했다. 금 전 의원은 "경선 룰을 둘러싼 볼썽사나운 샅바 싸움은 치우고 서울시민을 위한 진짜 문제를 놓고 각자의 입장을 솔직하게 얘기하자"면서 "3월 초까지 매주 한 번씩만 주제를 정해서 토론을 해도 네 다섯 번은 할 수 있다"며 "시민들로부터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도 제한 없이 받고 답을 드리자"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에게 단일화를 제안한 것에 대해 "출마선언을 준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려고 했으나 좀 더 깊이 고민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며 "과거보다는 미래를, 남 탓보다는 통합을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이 '제3지대 경선'을 제안한 것은 국민의힘이 내부 경선을 이유로 야권 단일화를 미루면서 오히려 야권 분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분위기를 반전할 필요가 있다는 의도로 읽힌다. 무엇보다 민주당 탈당 등으로 정치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금 전 의원은 현재 서울시장 예비후보군 중 가장 유력주자로 꼽히는 안 대표와 1대 1 구도를 만들 경우 존재감을 키우는 반사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의 제안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안 대표로서는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전 제3지대 경선으로 힘을 빼야 할 이유가 없는 탓이다. 안 대표는 도리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야당에 쉽지 않은 선거"라면서 "지금이라도 야권이 합심해야 한다"신속한 야권단일화를 재차 요구했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성북구 노후지역 현장방문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미 국민의힘에 (단일화) 제안을 했고, 내부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야권의 여러 가지 현안들을 잘 살펴보고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안 대표는 특히 서울지역의 지지율 역전현상 등과 관련해 "처음 출마를 선언할 당시부터 이번 선거가 야당에 쉽지 않은 선거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 정부가 선거에 직접 노골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들이 많고, 더불어민주당 조직이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고하게 서울에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야권이 합심해서 서로가 선의의 경쟁자, 동료라는 생각으로 야권의 파이를 키우는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야권이 단일화 갈등으로 분열양상을 보이는 것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의 '1월 4주 차 주중 동향(YTN 의뢰·25~27일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서울지역 정당지지율은 민주당이 지난주보다 5.2%포인트 상승하며 32.4%를 기록해 2.9%포인트 하락하면서 28.5%로 내려앉은 국민의힘을 앞질렀다. 지난해 12월 3주차(민주당 30.6% 국민의힘 29.6%) 이후 6주 만이다.
안 대표보다는 국민의힘이 금 전 의원의 제안에 반색하고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범야권 단일화 방안이 매우 단순하고 명확하게 정리되어 가고 있다"며 "아름다운 야권 단일화가 영글어가고 있다"며 환영했다. 정 의원은 "이렇게 뽑힌 제3지대 단일후보와 제1야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범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것"이라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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