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완수, 법무부 진통 해소.. 어깨 무거운 박범계

파이낸셜뉴스 2021. 1. 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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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구치소 방문 공식 업무 시작
본인·이용구 차관 의혹 해결 관건
이번 주 윤석열 만나 인사 논의
소통 강조 '法-檢 충돌' 적을듯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월3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작성한 방명록에 '검찰개혁을 이루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뉴스1
박범계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가 2월 1일 장관 취임식을 갖고 본격 출범한다. 박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네 번째 법무부 장관이다.

취임 전 박범계 장관은 본인을 검찰개혁의 '마무리 투수'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박 장관이 맡은 역할은 마무리 투수보단 '구원 투수'에 가까운 듯하다. 조국 전 장관 시절부터 추미애 전 장관 시절까지 논란과 의혹의 중심에 있었던 법무부를 이끌어 나가야 해서다.

행보는 험난할 전망이다. '택시 기사 폭행 사건'으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곤혹을 치루고 있는 데다 박 장관 본인 역시 '사법고시 준비생 폭행 의혹' 등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先임명 後의혹해소?' 박범계호 출범

1월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1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박 장관의 취임식을 열고 출범을 알린다.

이미 지난 2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 박 장관은 첫 발걸음을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내딛었다.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법무부와 추 전 장관에게 또 하나의 오점을 안긴 곳이다. 박 장관이 동부구치소에서 첫 공식행보를 시작한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의 첫 행보에서 엿볼 수 있듯 박 장관의 초반 행보는 본인과 법무부를 둘러싼 의혹과 오명들을 씻어내는 데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박 장관은 현 정부 들어 야당 동의를 받지 못한 27번째 장관으로 기록됐다. 박 장관을 두고 야당은 '피고인 법무부 장관'이라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박 장관은 지난 2019년 벌어진 국회 패스트트랙 몸싸움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법고시생 폭행 의혹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박 장관이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기 위해 찾아온 고시생을 폭행했다며 박 장관과 수행비서를 검찰에 고발했다.

또 박 장관이 폭행 의혹을 부인한 것을 두고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역시 박 장관을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허인석 부장검사)가 수사 중이다.

■법무부 진통 잠재울까

박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 외에도 법무부가 넘어야 할 산은 존재한다. 이용구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의혹이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 기사를 폭행했지만 입건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서초경찰서 관계자들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진 상황이다.

법무부로서는 악재의 연속이다. 조국 전 장관이 사모펀드 의혹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추 전 장관의 아들 복무 특혜의혹에 휩싸이면서 끊임 없는 몸살을 겪었던 법무부다. 추 전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빚은 끊임 없는 갈등, 그리고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법원의 판단 역시 법무부엔 악재로 작용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법무부가 아니라 무법부'라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이제는 이 차관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법무부가 벼랑 끝에 몰렸다는 목소리 마저 나온다. 법무부에겐 마무리투수보단 구원투수로서의 박 장관 역할이 절실한 이유다.

■법무부-검찰총장 갈등 완화될까

박 장관이 윤 총장, 그리고 검찰과 맺어나갈 관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박 장관은 이날까지 검찰 간부인사에 대한 기준을 세운 뒤 이번 주 내 윤 총장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을 검찰개혁의 마무리투수라고 지칭했던 박 장관인 만큼 인사원칙은 추 전 장관의 그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조국 전 장관과 추 전 장관의 인사 원칙들을 찬성했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며 "형사공판부 우대 등 전임 장관들이 이어온 인사 대원칙을 존중하고 더 가다듬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첫 인사부터 윤 총장을 '패싱'했던 추 전 장관과는 달리 박 장관은 윤 총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충돌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나 취재진과의 질의과정에서 여러차례 "인사에 있어서 당연히 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밝혀왔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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