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과 함께 사라진 170이닝..KIA는 어떻게 채울 것인가
[스포츠경향]
양현종(33)은 지난 7년간 1290.2이닝을 던졌다. KBO리그에서 뛴 모든 투수를 통틀어 이 기간 유일하게 1200이닝을 넘겼다.
양현종이 170이닝 이상씩을 꼬박꼬박 던진 7년 동안 KIA에는 받쳐주는 국내 선발 투수가 딱히 없었다. 외국인 투수들을 제외하면 10승 투수 한 명 나오지 않았다. 2017년 8승(6패)을 거둔 임기영 정도가 가장 든든한 4선발이었다.
양현종이 지난 30일 메이저리그 도전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서 KIA는 당장 ‘170이닝 공백’을 고민해야 하게 됐다.
지난해 리그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은 애런 브룩스를 재계약 한 KIA는 현역 메이저리거였던 다니엘 멩덴을 영입해 양현종과 함께 ‘원투쓰리펀치’를 구상했다. 양현종이 풀타임 선발로 뛰기 시작한 2009년 이후 KIA가 꾸준히 유지해온 마운드 구조이기도 하다. 늘 4~5선발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KIA 마운드의 큰 약점이었다. 2년 이상 풀타임 선발로 자리잡는 투수가 없었다.
KIA가 걱정해야 하는 양현종의 공백은 승수나 위압감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당장 선발 이닝을 채우는 것이 급선무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양현종을 제외하고 규정이닝을 채운 KIA 국내 투수는 2014년 임준섭(한화)이 유일하다. 당시 5차례 구원 등판을 포함해 29경기에 나간 임준섭은 130.2이닝을 던졌다.
양현종이 빠진 현재 KIA 마운드에서 선발로 가장 무게가 실리는 투수는 임기영이다. 처음 선발 고정됐던 2017년 빼어난 활약을 펼치다 후반기 부상으로 이탈해 118.1이닝에 머물렀던 임기영은 지난해 127.2이닝을 던지고 9승(10패)을 거둬 올시즌을 향한 기대를 키웠다. 다만 당장 양현종만큼 던져주기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지난해 임기영과 함께 선발로 뛴 이민우와 김현수, 장현식 등 젊은 투수들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올해는 KIA가 새로운 선발을 발굴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KIA는 최형우와 터커가 30홈런-100타점을 동반 달성하고 양현종, 브룩스, 가뇽이 동반 10승을 거두고도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다. 젊은 타자들이 받쳐주지 못한 것이 결정적 이유다. 지난해 베테랑들이 은퇴하고 안치홍이 FA 이적하면서 내야 리빌딩에 들어간 KIA는 연속 트레이드로도 딱히 답을 찾지 못하고 올시즌을 맞이한다. 외야수 터커가 1루 이동을 준비할 정도다. ‘170이닝 공백’을 타선이 받쳐주기를 기대하기 어렵고 당장 풀타임 선발도 보장된 투수가 없다면 오히려 불펜이 부담을 떠안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당장 FA시장에 나와있는 투수 중에도 양현종의 공백을 채울만큼 안정적인 선발은 없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동료들과 관중에게까지 작별 인사하며 해외 진출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양현종이 떠날 가능성은 일찍이 예고돼 있었다. KIA는 양현종을 잡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했지만 동시에 “FA란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제도”라고 수차례 발언했다. 양현종의 이탈 가능성도 충분히 감안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양현종 이후’를 찾는 것은 KIA의 오랜 숙제였다. 이제 양현종과 함께 사라진 170이닝을 채울 방법을 찾는 것은 당장 올시즌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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