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북한 원전 의혹 총공세..특위·특검·국정조사 추진(종합)

문광호 2021. 1. 3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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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靑 비상식적 반응..국정조사 불가피한 상황"
주호영 "文, 특검 실시해야..北에 원전 지어주려 했나"
나경원 "우리는 탈원전 외치고 北에 원전 상납했나"
오세훈 "비겁하게 前정부 타령..특검 직접 요청하라"
관련 상임위, 외교안보특위 소속 위원들도 성명 발표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북원전 의혹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국민의힘은 31일 북한에 원전 건설을 지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지도부를 비롯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와 개별 의원들, 4·7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까지 일제히 입장문을 내며 총공세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대북 원전의혹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단발적인 의혹 제기와 규탄을 넘어 특검, 국정조사 추진 등 장기적으로 공세를 이어 갈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대책회의에서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제1야당 요구에 청와대는 매우 비정상적, 비상식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가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추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원전 추진은 그 자체로 경천동지할만한 중대한 사안이다. 누구의 지시에 따라 추진된 것인지 즉각 밝혀주기 바란다"며 "북한에 전력을 지원하기 위한 인도적 차원이어도 국민 공감대 없이 극비리 추진한 사유가 무엇인지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2018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단독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꺼냈다는 발전소 이야기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당시 문 대통령이 신경제구상을 책자와 PPT로 만들어 직접 김정은에게 건네줬고 그 영상 속에 발전소 관련 내용이 있었다고 당시 문 대통령이 청와대 관계자에게 직접 밝혔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원전 추진 문건은 대부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차 남북회담 사이 시점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정황을 종합하면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정권 차원의 보답으로 북한 원전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법적 조치 언급에 대해 "청와대가 마음대로 하면 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대해 특별하게 반응 보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대북 원전 의혹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하고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31. photo@newsis.com

이종배 정책위 의장도 "국기문란, 국정농단 수준의 이적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이를 규명하지 않고 덮는 것은 또 다른 국정농단이 아닐 수 없다"며 "그런데 정부, 여당의 대처는 적반하장의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청와대 대변인은 너무나 정당한 야당의 지적을 북풍공작, 혹세무민이란 말로 폄훼하며 여론 호도에 나섰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낙연 대표도 책임 있게 정리하라며 제1야당 대표를 몰아세웠다"면서 "문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서 하루속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 이 사건에서조차 비겁하게 뒤에 숨어 계신다면 국민들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일종 비대위원도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적장에겐 한없이 관대하면서 북한에 원전 지어주는 계획이 이적행위라고 비난한 야당 대표를 공격하는 게 정상인가"라며 "엄청난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원전을 적국에 지어주겠다는 계획에 대해 이적행위라고 비판한 야당을 북풍이라는 과거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것이 정상인가"라고 되물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측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북원추' 사건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원전게이트이고 제2의 대북송금사건"이라며 "성역 없는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만약 문 정권이 공수처 등을 이용해 대북 원전 상납사건을 뭉개려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 오늘 모인 김도읍, 한기호, 김석기, 이철규 의원 및 필요한 전문가들과 함께 사건이 중장기화 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해서 치밀하고 많은 준비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28. photo@newsis.com

지방 일정으로 회의에 불참한 주호영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건가"라며 "문재인 민정수석이 특검으로 김대중 정부의 대북 비밀송금을 밝혔듯 특검을 실시해달라. 문 대통령이 거부한다면 우리는 특검과 국정조사로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핵능력은 완전 철폐하면서, 북한 원전 지원에 나서겠다는 게 이적행위가 아니면 무엇이 이적행위인가"라며 "이래서 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을 파고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려고 추미애 장관을 앞세워서 칼춤을 춘 것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은 2007년 대선을 두 달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을 앞세워서 평양에서 김정일과 춤판(fandango)을 벌였다. 그 결과가 10.4 합의"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에 김정은과 이번에는 어떤 춤판을 벌일까 국민들은 불안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 원전 건설 의혹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나경원 전 의원측 제공)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야권 서울시장 후보들도 규탄에 동참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원전게이트 진실을 이실직고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선 탈원전을 외쳐놓고, 정작 북한 앞에서는 원전 상납을 한 것 아니냐고 국민들은 지금 묻고 있다"며 "이것은 그저 거대한 원전게이트일 뿐이다. 이적, 적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핵개발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북한에 핵 발전을 제공한다는 그 발상 자체가 이적이 아니고서야 무엇이 이적인가"라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도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겁하게 또 전 정부 타령인가. 북한 원전 의혹 지금이라도 문대통령은 직접 국민 앞에 소상히 해명하라"고 전했다.

이어 "야당 대표가 북한 원전 의혹 문제를 제기한 지 이틀이나 지났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청와대의 대응은 대변인이 야당 대표를 겁박한 기자회견이 전부다. 그리고 여당 의원을 통해 비겁하게 또 박근혜 정부 타령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일동은 성명서를 통해 "탈원전을 둘러싼 문재인 정부의 위선적 실체가 드러났다"며 "대한민국을 탈원전 국가로 선포하고 멀쩡한 원전을 조기 폐쇄까지 하더니, 뒤로는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한 文 정권의 경악스러운 이중성을 규탄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는 "핵무장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북한에 핵발전소를 지어주겠다는 것은 우리 안보를 스스로 무장해제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국민의힘 외교·안보특위는 향후 있을 외교부 장관 청문회를 비롯한 관련 국회 활동을 통해 총체적 '이적행위' 여부를 낱낱이 밝히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oonli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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