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기기도 '담배'?..궐련형 전자담배 인기 속 거세지는 규제 [언박싱]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담배업계의 궐련형 전자담배 마케팅 시기가 빨라졌다. 갈수록 커지는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찍부터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동시에 최근 정부가 발표한 담배 규제 강화 이슈로 앞으로의 판촉행사 등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의 2020년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3억7930만갑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게다가 전체 담배 판매량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1.5%까지 올라왔다가 11월 10.8%로 꺾였던 궐련형 전자담배 비중이 12월 12%까지 올라온 것이다.
궐련 담배(연초 담배) 판매량은 32억907만갑으로, 전년 대비 4.8% 늘었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 43억5990만갑 대비 무려 26.4% 떨어졌다. 판매량 비중은 지난해 12월 87.9%를 기록하면서 2020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변화가 크지 않은 담배시장에서 3%포인트 이상의 변화가 생긴 것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저감 이슈를 비롯해 계절적 요인, 액상형 전자담배 가격 인상 이슈 등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를 늘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1월은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 담배업계의 비수기로 꼽힌다. 그런데도 궐련형 전자담배 비중이 커졌다. 이에 발맞춰 궐련형 전자담배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은 평소보다 일찍 기기 프로모션에 힘을 주고 있다. 전자담배기기는 한 번 사용하게 되면 잘 안 바꾸는 만큼 이 시기에 자사 기기 사용자를 늘려 이후 스틱 판매를 통한 매출 증대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BAT코리아가 ‘글로 프로 출시 1주년’을 맞아 진행한 글로 프로 90% 할인행사는 주문 폭주로 온라인스토어 재고가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정상 할인가인 70% 할인 판매로 전환됐다. KT&G는 다음달 31일까지 릴스토어와 쿠팡, 11번가 등에서 릴 미니를 70% 할인 판매한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오는 3일까지 기존 사용기기를 반납하면 ‘아이코스 3 듀오’ 할인 혜택을 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처럼 활발한 기기 판촉행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 담배 정의를 확대에 대한 내용이 담기면서다. 담배 정의를 연초 및 합성니코틴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는 담배와 전자담배 기기장치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현재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한 제품만을 담배로 칭한다. 현행법상 ‘아이코스’나 ‘릴’ ‘글로’ 등은 담배가 아니라 전자기기에 해당하기에 일반적으로 담배에서는 금지되는 광고나 홍보, 판촉행사 등이 가능하며 온라인 판매 또한 할 수 있다. 만약 담배의 정의가 전자담배기기까지 확대된다면 앞으로 담배업계는 현재만큼의 기기 광고나 할인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액상형 전자담배업계는 정부가 담배 가격을 세계보건기구(WHO) 평균에 근접하도록 건강증진부담금 등을 인상한다면 액상형 전자담배에 매기는 세금은 오히려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 니코틴 액상 1㎖에는 개별소비세 370원과 담배소비세 628원, 지방교육세 276원이 매겨진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 국민건강증진기금도 525원 추가된다.
전자담배협회총연합회 관계자는 “WHO 평균에 근접하려면 액상형 전자담배는 세금 인상이 아니라 대폭 감세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위 4개 세금 합산금액이 WHO 평균에 근접하도록 감세 정책에 노력해주실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담배 가격 인상 및 술의 건강증진부담금 부과에 대해 현재 정부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으며 추진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js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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