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걷다] (4) 동해안 해파랑 18번길(上),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하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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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내야 할 조개껍데기도 무척 많다.
제주의 올레길이 유명한 것은 무엇보다도 접근성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느냐? 선택은 18번길이다.
칠포 해수욕장에서 출발하는 이 해파랑길의 가장 큰 장점은 포항의 해안가중에선 가장 조용하고, 잘 가꿔져 있으며 조용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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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소리가 나의 등뒤에서 메아리친다. 단순화, 고독, 단속성... 가보아야 할 해변은 이곳 외에도 많이 있다.
찾아내야 할 조개껍데기도 무척 많다. 이번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바다의 선물' - 린드버그
걷는다는 건 좋은 것이다.
오래전 얘기지만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만든 첫 이메일의 닉네임은 '산책'이었다. 많이 걸어서가 아닌, 많이 걷고 싶어서 만든 이 닉네임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궁금해 한다면 말해주고 싶다. 나 여전히 걷고 있노라고.
걷는다는 건 아직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인생살이에 너무 맛(?)이 가면 걷는다는 것 따위는 생각도 못하게 된다.
정말 그렇다. 그래서 퇴근 후 사는 동네를 걷고, 주말에 가까운 산이나 공원을 걷는다면 이 험한 시기에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 펜더믹이 좀 잠잠해지면 가야지' 하면서 제대로 걸을 곳을 찾고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
제주의 올레길이 유명한 것은 무엇보다도 접근성이다.
제주만큼 시간적으로 가깝고, 제주만큼 싸고 빨리 갈수 있는 바다가 있는가. 그래서 올레길이 다듬어지고, 관광 인프라가 조성되는 건 당연한 거다.
작정하고 걸어본 사람들에겐 많이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제주를 조금은 걸어본 사람으로서 올레길은 훌륭하다.
얘기를 듣다보면 제주는 몇번째 방문이냐에 따라서 여행의 색이 달라지는 것 같다.
한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정도라면 차나 스쿠터를 이용한 드라이브와 유명 관광지 방문이 기본이 된다.
양손을 넘어가면 오름과 섬들, 그리고 자기만의 최애 장소를 찾게 된다.
몇번인지 기억도 안나는 단계에 이르면 걷게 된다. 그곳이 오름이건, 해안길이건, 한라산이건 말이다.
그런데 이 길의 이름은 아직 낯설다.
문자 그대로 해와 푸른 바다를 벗삼아 걷는 길이라는 뜻일텐데, 부산과 강원도 북부를 잇는 이 길은 경부고속도로가 우리 나라 산업의 대동맥을 이었듯이, 규모만으론 해안 산책로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듯 하다.
하지만 모든 곳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고 관리될 수는 없어 보인다.
동해안은 제주와는 다르다. 그곳엔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관광지도 많지만, 우리나라의 중추 산업을 이루는 대규모 공업지대도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느냐? 선택은 18번길이다.
노래도 18번을 먼저 부르듯이, 해안길도 18번이 출발지점이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18번이 가장 멋진 해파랑길이라는 건 절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자.
최소한의 정보만 활용한다. 어디를 가서 어느 방향으로 걸을 것인가.
전망대도 보이고 작은 어촌들이 줄이어 나타난다.
칠포 해수욕장에서 출발하는 이 해파랑길의 가장 큰 장점은 포항의 해안가중에선 가장 조용하고, 잘 가꿔져 있으며 조용하다는 것이다.
생물을 관찰하고, 밀려오는 바닷물에 맞춰 웃음짓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언덕에서 바라본 바다는 눈이 부시다.
바람에 날리는 빛의 파장은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바다끝인지 알수 없게 만든다.
마치 지우개로 살짝 지운듯 뭉개져 보인다.
(계속)
트래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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