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마통' 하루에만 1540개..은행권, 한도 축소 나선다

김대훈 2021. 1. 3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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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을 꺼내 쓸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개설 건수가 올들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 통장 수요는 대출 잔액과 신규발급 건수 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으로 영업할 수 밖에 없는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신용대출 억제 기조가 일반 은행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일반 신용대출에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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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급전을 꺼내 쓸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개설 건수가 올들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문직 등에 대한 고액의 일시금 신용대출을 조이라는 금융감독당국의 방침에 연초 주식시장의 열기와 공모주 청약 등이 겹치면서 ‘풍선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들은 잇달아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줄이고 있다. 미리 계좌를 열어두려는 개인들의 막판 수요가 몰린 가운데 ‘마통’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도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슈따라 오르내린 ‘마통’ 발급 수  

31일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에서 1월 중(지난 28일까지) 새로 발급된 마이너스 통장 수는 총 4만3143개를 기록했다. 하루평균 1540개의 마이너스 통장 계좌가 새로 뚫린 것이다.

 지난해 마이너스 통장 수요는 대출 잔액과 신규발급 건수 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가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큰 사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된 작년 3월과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대출'을 통한 부동산 투자가 활황이던 8월 5대 은행에선 각각 6만1238개, 8월 5만6684건개의 마이너스 통장 계좌가 새로 개설됐다.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코앞에 뒀던 지난해 11월 26일에는 하루동안 총 6681개의 계좌가 발급되기도 했다. 은행들이 연말 대출 잔액 관리에 들어간 12월에는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마통' 개설이 다시 활황세를 나타냈다. 공모주 청약과 주식시장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등이 겹쳐 자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신규계좌 발급 건수는 지난 28일 기준 2420건에 달해 작년 3월과 8월에 버금갔다. 은행 관계자는 “주식 시장이 워낙 활황세를 보였고, 1월 이례적으로 공모주 개인 청약이 여러건 몰려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크게 요동쳤다”고 설명했다. 

 ○마통 한도 축소 나선 은행들 

은행들은 지난해말부터 고액 일시금 신용대출 한도를 1억~2억원대로 대폭 줄였다. 정부가 고액 신용대출이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 은행별 1억원 이상 고액 신용대출 건수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이너스 통장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지난 29일 마통 대출의 최대 한도를 8000만원∼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였고,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 28일 금리를 0.1%포인트 높였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22일 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크게 낮췄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으로 영업할 수 밖에 없는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신용대출 억제 기조가 일반 은행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일반 신용대출에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은행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요 은행으로부터 월간·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받았다. 은행들은 금감원이 올해 증가율을 지난해의 5% 안팎으로 관리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례없이 세밀한 대출 규제에 은행들의 불만이 더욱 커졌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서민들이 영향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는 코로나19 피해자에 대한 대출은 줄이지 말라면서도 대출 총량을 관리하라고 모순된 주문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된 주택정책과 맞물려 또 어떤 대출 정책이 나올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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