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카드 꺼낸 쌍용차..목줄 쥔 산은 어떤 선택?

이승현 2021. 1. 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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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매각협상이 지지부진한 쌍용자동차(003620)가 마지막 수단으로 P플랜(사전회생계획안·Pre-packaged Plan)을 선택했다.

쌍용차는 오는 4월말까지 P플랜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쌍용차협동회는 비대위 명의로 P플랜 돌입에 동의했지만 산은의 결정에 따라 이를 번복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산은의 입장에 따라 쌍용차의 P플랜 돌입 여부가 결정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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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된 쌍용차 'P플랜' 제시
감자로 마힌드라 지분↓, 유증으로 HAAH 자금 수혈
부품협력사 동의 이끌 수 있는 산은 결정이 관건
산은, 쌍용차 노조 입장 따라 결정할 듯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분 매각협상이 지지부진한 쌍용자동차(003620)가 마지막 수단으로 P플랜(사전회생계획안·Pre-packaged Plan)을 선택했다.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 간 매각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제 쌍용차의 생사여탈권은 전적으로 채권단의 주축인 산업은행이 쥐게 됐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3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29일 지난해 연결 재무재표를 공시하면서 부채총계(1조 8309억원)가 자산총계(1조 7686억원)를 앞서면서 자본총계가 -622억원으로 돌아섰고, 자본금(7492억원) 대비 자본총계 비율이 -8.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8조에 따라 쌍용차는 작년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오는 3월 31일까지 자본잠식율을 50%미만으로 낮추지 않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7년 이후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액 2조 9502억원으로 전년(3조 6239억원)보다 18.6% 줄었고 영업손실은 4235억원으로 전년(2819억원)보다 50.2%나 손실폭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는 마지막 카드로 P플랜을 꺼내 들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 28일 쌍용차의 350여개 협력업체로 구성된 쌍용차협동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연 긴급회의에서 P플랜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P플랜은 기업회생절차 개시 전 채권자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 미리 회생 계획안을 제출한 후 법원의 심리·결의를 통해 인가 받는 방식으로, 회생 계획안을 마련하고 회생절차에 돌입하기 때문에 회생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쌍용차는 오는 4월말까지 P플랜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론 쌍용차가 감자를 통해 현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지분 75%를 낮추고, 유상증가를 통해 HAAH의 자금 2억5000만달러(2800억원)을 수혈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쌍용차협동회 비대위는 이같은 쌍용차의 P플랜에 동의하고 만기가 도래한 2000억원의 어음에 대한 지급 기한 연장에 동의했다.

관건은 산업은행의 입장이다. 현재 1조원에 달하는 쌍용차 부채는 상거래 채권자(쌍용차협동회)가 60%, 산은과 외국계 금융기관 등이 각각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쌍용차협동회는 비대위 명의로 P플랜 돌입에 동의했지만 산은의 결정에 따라 이를 번복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기업 계열의 협력업체의 경우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아 입장을 달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따라서 산은의 입장에 따라 쌍용차의 P플랜 돌입 여부가 결정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쌍용차 노조의 결정에 따라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쌍용차 지원 조건으로 흑자 전환 전 쟁의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기간의 3년 연장을 제시했고, 쌍용차 노조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P플랜에 들어갈 경우 인력감축이나 급여삭감 등 강력한 구조조정안이 나올 수 있어 노조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산은이 노조의 동의없이 P플랜 돌입에 찬성할 수 없는 이유다.

산업은행은 31일 쌍용차가 제안한 P플랜에 대해 “정식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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