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의 한계 넘어선 유현주의 스타파워
[스포츠경향]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실력이 지배하는 냉정한 세계다. 1부 투어에서 뛸 때는 소속팀도 있고, 의류나 용품 후원도 받을 수 있지만 2부 투어로 떨어지면 모든 게 줄줄이 떨어져 나간다. 언론에 노출도 안 되고, 대중들의 주목도 받지 못하는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
2부 투어 추락을 경험한 한 선수는 “재계약이 무산되고 소속팀이 없어지면 그때 비로소 2부로 떨어진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 흐름을 정면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선수가 있다.
바로 유현주다. 유현주는 지난해 상금 순위 109위에 그친 데다 시드전 예선에서마저 탈락하면서 드림투어로 강등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선수의 상품성을 평가하는 절대 기준은 성적이었다. 그 기준대로라면 2부 투어에서 뛰는 유현주의 상품성은 뚝 떨어지는 게 정상이지만 유현주는 달랐다.
추운 겨울을 보내기는커녕 대형 후원계약이 밀려들면서 투어의 정상급 선수들을 능가하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메인 스폰서인 골든블루와 재계약을 했고, 글로벌 용품 메이커인 테일러메이드와 클럽 및 의류 후원 계약도 따냈다. 구체적인 계약 액수는 공개되진 않았지만 “최고 대우”라는 게 업체들의 얘기다.
유현주 소속사인 리한스포츠 관계자는 “서브스폰서와 몇 개의 광고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토브리그를 달구고 있는 ‘유현주 현상’은 골프 선수의 상품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현주는 지난해 대회를 뛸 때마다 성적에 관계없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29만명이 넘는다. 지난해 상금왕과 평균타수, 공동 다승왕 등 3관왕에 올랐던 김효주가 1만8000여명, 대상을 3연패한 국내파 1인자 최혜진이 2만여명, 미녀 스타로 유명한 박결이 3만명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유현주의 스타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유현주가 경기 때 입고 나오는 의상은 판매량이 크게 늘어 ‘완판 요정’이라는 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투브처럼 선수들을 노출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면서 특급 선수들을 능가하는 노출 파워를 갖고 있는 유현주 같은 선수의 가치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테일러메이드가 여성용 프리미엄 모델인 심 글로리를 출시하고 여성 의류 시장에 진출하면서 유현주를 간판 모델로 발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테일러메이드 관계자는 “유현주는 필드의 트렌드 리더로 주목받는 선수”라면서 “심 글로리의 캐치프레이즈인 ‘스타일리시 퍼포먼스에 딱 맞아떨어지는 선수가 바로 유현주였다”고 말했다.
유현주가 2부 투어에서 뛰는 것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2부 투어 잘 뛰어서 내년에 1부 올라가면 그 자체로 스토리가 된다. 그런 부분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그러나 요즘은 성적과 별개로 인기만으로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유현주 현상은 보여주고 있다.
류형열 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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