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반품비 납품업체에 떠넘기면 '불법'"

한아름 기자 2021. 1. 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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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택배 전국 총파업 돌입 출정식이 열린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 롯데택배 분류기가 멈춰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앞으로 온라인 쇼핑몰이 소비자가 반품한 상품을 재포장하는 비용이나 왕복 배송비 등을 납품업체에 떠넘기면 불법행위로 간주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온라인 쇼핑몰의 불공정 거래 행위 심사 지침'을 제정해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지침에는 온라인 쇼핑몰이 행해왔던 불공정 거래 행위의 구체적 심사 기준과 위반 행위 예시가 담겼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는 별개로 최근 급속히 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생기는 주요 불공정 거래 행위의 심사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라면서 "제정안 마련 단계부터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고, 행정 예고를 거쳐 확정했다"고 했다.

이 지침의 적용 대상은 '상품을 납품받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중 직전 사업 연도의 소매 업종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곳'이다. 다만 온라인 플랫폼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는 공정위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이 지침의 핵심은 ▲불이익 제공 행위 금지 ▲상품 반품 금지 ▲판매 촉진 비용 부담 전가 금지 ▲경영 정보 제공 요구 금지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금지다.

불이익 제공 행위의 경우 구체적 예시가 포함됐다. 상품권 또는 물품 구매 강요, 납품가 인하 강요, 판촉 행사 참여 강요, 한시적 인하 납품가의 정상가 미환원, 광고 강요, 계약 기간 중 판매 장려금 및 판매 수수료 변경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항목에서 규정하는 불이익 제공 행위는 불이익의 내용, 정도, 거래 관계의 지속성 및 의존도, 정상적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정당한 사유는 납품업체와의 사전 합의 여부, 불이익 행위의 정도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온라인 쇼핑몰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는 포괄적으로 금지한다.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이 임의로 소비자로부터 상품을 반품·환불받고 포장비·재상품화비·왕복 배송비 등을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행위는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이 밖에 온라인 쇼핑몰이 직매입·특약 매입 거래에서 납품업체에 "입고 상품을 우리 창고에 보관하라"고 하고, 창고 사용료를 요구하는 행위, 온라인 쇼핑몰이 "우리의 유료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제안한 뒤 이를 거부한 납품업체 상품의 검색 순위를 하락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정당한 사유 없는 반품도 금지된다. 정당한 사유인지는 '납품업체와의 사전 합의 여부 및 내용' '납품 거래의 형태와 특성' '반품 의도와 목적' '반품이 납품업체에 미치는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도록 했다.

판촉 행사를 할 때는 관련 비용 및 납품업체 부담액을 명확히 산정해야 한다. 납품업체 부담액은 납품 단가 및 판매 수수료율 조정분 등을 고려해 해당 판촉 행사를 진행하며 들어간 모든 부담 비용을 합해 계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이 무이자 할부 행사를 진행하며 납품업체에 수수료를 떠넘기면 판촉비 부담 전가 금지 위반이 될 수 있다.

공급 조건, 원가 정보, 경쟁 쇼핑몰에 공급하는 상품의 매출액·판매량 등 경영 정보도 요구할 수 없게 된다. 온라인 쇼핑몰은 자체 상표(PB)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납품업체의 제조 원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경쟁 쇼핑몰의 판매량이나 월평균 매출액을 알려달라고 해서도 안 된다.

성과 장려금(판매 목표치를 넘겼을 때 온라인 쇼핑몰이 받는 돈)·게시 장려금(매출 증가 가능성이 큰 위치에 게시하는 대가로 받는 돈) 등 판촉 목적과 관련 없는 기본 장려금을 달라고 해서도 안 된다. 무반품 장려금(직매입 상품을 반품하지 않는 조건으로 받는 돈)·시장 판매가 대응 장려금(최저가 경쟁하느라 판매가를 인하하기 위해 받는 돈)도 인정되지 않는다.

공정위는 "이번 지침 제정은 온라인 쇼핑몰이 불공정 거래 행위를 자발적으로 시정할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불공정 거래 행위가 일어나지는 않는지 계속 감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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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름 기자 ar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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