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쌍용차, 'P플랜' 신청 임박..구조조정·채권자 동의 '산넘어 산'
P플랜, 산은·협력업체 동의 필수.. 정부 지원논의 시작
추가 자본투입, 대기업 협력업체 설득 만만찮아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자본잠식 상태로 벼랑끝 경영위기에 몰린 쌍용자동차(003620)가 마지막 대안으로 ‘P플랜’(사전회생계획안·Pre-packaged Plan)을 꺼내들었다.
P플랜에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보유지분 감자를 통해 지분율(현재 75%)을 크게 낮추고 새 주인인 미국 자동차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가 총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1%를 확보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P플랜은 채권단의 동의를 수반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이 아직은 안갯속이다. 정부 의중이 반영된 KDB산업은행의 선택에 쌍용차 운명이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P플랜’ 도입하려면 절반이상 채권자 동의 받아야
쌍용차는 지난해 12월21일 자율구조조정(ARS) 방식의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HAAH오토모티브, 쌍용차, 산은 등 4자는 쌍용차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마힌드라가 탈퇴하면서 결국 결렬됐다. 마힌드라는 74.7%의 보유지분 전부 매각을 원했고 HAAH 등은 쌍용차 정상화 때까지 일정 지분 보유를 요구했는데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P플랜은 기업회생절차의 일환으로, 법원의 강제적 채무조정에 금융권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방식이 접목됐다. 채권자들이 회생계획안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이 법원 주도의 일반적인 회생절차와 가장 다른 점이다.
쌍용차가 P플랜에 돌입하려면 전체 채권의 절반 이상 채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재 총 1조원에 달하는 쌍용차 부채에서 상거래 채권자가 60%, 산은과 외국계 금융기관 등이 각각 20%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산은에도 상당한 금액의 신규자금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가 투입한 자금은 신차 개발 등 쌍용차의 미래 전략을 위해 쓰고, 산은이 운영자금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거액 추가투입 부담…협력업체 동의도 난관
산은은 쌍용차가 지속가능성이 담보된 사업계획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동걸 산은 회장이 신규자금 지원 조건으로 노동조합에 제시한 2가지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단체협약 주기를 현재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흑자전환 등 정상화 때까지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하지 않는 내용이다. 쌍용차 노사는 산은이 제기한 조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아직 하지 않았다.
산은은 구조조정 3대 원칙으로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 고통 분담 △지속 가능한 정상화 방안 등을 강조해왔다.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떠나버린 상황에서 단순 채권자인 산은이 거액을 새로 투입하는 건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협력사 등 상거래 채권자 동의를 받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28일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에서 P플랜 신청에 대해 중소 협력업체들의 동의를 받았다. 그러나 대기업 협력사들에 대해선 추가 설득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가 ARS(자율구조조정지원)을 신청하자 대기업 협력업체 5곳은 부품 납부를 거부한 바 있다.
협력사 피해 일파만파…정부 지원결정 논의
쌍용차는 지난해 42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가 2019년의 2819억원에 비해 50.2%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622억원으로 현재 완전자본잠식(108.3%) 상태다.
마지막 수단인 P플랜마저 무산된다면 쌍용차 파산에 따른 대규모 실업사태와 협력업체 연쇄부도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어떤 방식으로든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9일 쌍용차 문제에 대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가 열리는 등 정부 차원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우선 쌍용차 부품 협력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긴급 금융지원을 실행키로 했다.
이승현 (lee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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