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겨냥한 금태섭 변수..복잡해진 '野 단일화' 셈법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야권의 기싸움이 격화할 조짐이다.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제3지대 경선'을 제안했다. 야권 후보들이 모두 경쟁하는 '원샷경선'을 주장한 안 대표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금 전 의원 변수까지 추가되면서 야권의 후보 단일화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제1야당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된 만큼, 당밖 후보인 자신과 안 대표의 후보 단일화가 먼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안 대표를 향해 원샷경선 주장을 포기하고, 자신과 먼저 겨루자는 압박이다. 앞서 안 대표는 입당 없는 국민의힘 경선 참여를 요구했으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즉각 거절한 바 있다.
금 전 의원은 단일화 시점과 방식도 제시했다. 그는 "3월 초까지 매주 한 번씩만 주제를 정해서 토론을 해도 4~5번을 할 수 있다"며 "시민들로부터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도 제한 없이 받고 답을 드리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금 전 의원의 제안에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안 대표를 직접 겨냥하면서 제3후보로 존재감을 키워, 상대적 약점으로 꼽힌 인지도 확대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와 '1대 1' 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공개적으로 내비치는 효과도 가져왔다.
자신의 단일후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향후 국민의힘 후보와 안 대표, 금 전 의원이 3자 대결을 펼칠 경우 중도 지지층이 겹치는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서로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 전 의원 입장에선 안 대표와 선제적 단일화를 통해 국민의힘 후보와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게 가장 유리하다.
안 대표가 금 전 의원의 일대일 경선 제안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는 안 대표가 금 전 의원을 외면할 경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정면대결을 피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질 수 있어서다. 금 전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이려면 자신의 원샷경선 주장부터 철회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국민의힘 셈법도 복잡해졌다. 금 전 의원의 제안으로 원샷경선을 주장한 안 대표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안 대표와 그에 동조하는 당내 입김을 차단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만 실제로 사전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도 충분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 경선에 안 대표뿐 아니라 금 전 의원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3자 구도를 통해 국민의힘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겠다는 의비를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단일화를 이뤄낼 경우 3자 구도가 무산되고 사전 단일후보에 대한 이목집중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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