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WTO사무총장' 막판 뒤집기?..美 바이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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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WTO 사무총장에 도전장을 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운명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손에 달렸다.
이후 WTO 회원국들은 특별 일반이사회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수장으로 추대하려고 했지만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 본부장을 지지하면서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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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WTO 사무총장에 도전장을 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운명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손에 달렸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무역갈등 해법이 보이지 않는 등 여전히 불확실한 국제 외교환경을 감안하면 유 본부장에게도 마지막 희망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누구를 선택할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비스비 주제네바 미국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비공식 WTO 각료 회의에서 "미국이 다른 회원국과 함께 WTO 개혁에 건설적으로 참여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 모든 어려운 문제들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WTO 사무총장은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지난해 8월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현재까지 공석이다. WTO는 사무총장을 164개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통해 추대한다.
지난해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유 본부장은 그해 10월28일 열린 WTO 주요 대사 그룹 선호도 조사 득표에서 상대 후보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후보에게 뒤졌다. 이후 WTO 회원국들은 특별 일반이사회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수장으로 추대하려고 했지만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 본부장을 지지하면서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WTO에서 중국의 영향력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유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주요 수혜국인 나이지리아 출신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중국 견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강경한 접근책을 택한 건 옳았다"고 밝히는 등 바이든 행정부 역시 대중 강경입장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다자주의 체제 복귀를 천명한 바이든 정부가 기존 입장을 바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로 선회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이와 관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면서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미국이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많은 미국인이 세계 무역에 품은 우려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지도자이며 WTO의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차기 WTO 사무총장을 놓고 조만간 EU·한국·일본 등과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유 본부장의 거취도 미국의 결정에 따라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 통상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미국의 지지후보 검토 입장을 내놓았다는 것은 기존 지지의사를 철회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다만 중국과의 갈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유 본부장이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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