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땡.. 서울 한복판 시간이 멈춘 곳, 아득한 추억을 부르다 [밀착취재]
최은영 2021. 1. 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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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땡' 경보음이 울리자 차단기가 내려가고 철도건널목 관리원들이 주위를 살피며 차량 및 보행자를 통제한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땡땡거리 '백빈 철도건널목'은 서울에서 관리원이 근무하는 얼마 남지 않은 철길건널목이다.
최근 돈지방 철도건널목에서 야간근무 중이던 한 관리원이 차단기가 내려진 건널목으로 돌진하는 오토바이를 온몸으로 막아 열차와 충돌을 피한 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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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철도건널목' 풍경
‘땡땡땡’ 경보음이 울리자 차단기가 내려가고 철도건널목 관리원들이 주위를 살피며 차량 및 보행자를 통제한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땡땡거리 ‘백빈 철도건널목’은 서울에서 관리원이 근무하는 얼마 남지 않은 철길건널목이다. 뒤편에 보이는 고층 빌딩과 달리 개발이 멈춰선 건널목 주변 낡고 오래된 작은 건물들과 골목길은 1960∼70년대로 시간여행을 온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서울 한복판에 아직도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용산방앗간, 여천식당, 기찻길주점 등 오래된 가게들의 모습이 정겹다. 이런 아늑한 풍경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사진가나 철도 동호인들이 수시로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안전을 책임지는 철도건널목 관리원들에겐 잠시도 한눈팔 수 없는 삶의 현장이다. 경의중앙선, ITX경춘선,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KTX 등 백빈 철도건널목에는 하루에 300회 열차가 지나간다. 짧게는 2∼3분마다 열차가 한 대씩 지나간다. 하루 평균 2400대의 차량과 2200여명의 시민들이 이 건널목을 건너다닌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행여 사고라도 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져 인명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리원이 휴식을 위해 잠시 초소에 엉덩이를 붙였다 ‘땡땡땡’ 소리가 나기 무섭게 초소를 뛰쳐나갔다. 이들의 업무는 차량과 보행자를 통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사고 발생을 예방을 위한 제설작업과 같은 주변 환경 정리도 중요한 업무다. 눈이 그친 뒤 미끄러운 건널목을 위태롭게 걷고 있는 동네 어르신을 건널목관리원이 부축해 함께 건너왔다. 조태규(65) 건널목관리원은 “운전자나 보행자들 중 건널목 신호를 지키지 않는 분들이 가끔 있다. 이런 분들을 있어 신경이 많이 쓰이고 힘들다. 이어폰을 끼고 걸어가는 보행자들이 ‘땡땡땡’ 소리 나는 경보음을 들을 수 없으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돈지방 철도건널목에서 야간근무 중이던 한 관리원이 차단기가 내려진 건널목으로 돌진하는 오토바이를 온몸으로 막아 열차와 충돌을 피한 사건이 있었다. 넘어진 오토바이 운전자는 당황해서 도망가 버렸다. 관리원이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린 셈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철도건널목을 통과하는 차량 운전자는 건널목 앞에서 일시 정지하여 안전한지 확인한 후 통과해야 하고, 차단기가 내려져 있거나 내려지려고 하는 경우 또는 건널목의 경보기가 울리는 동안 건널목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우리가 있으므로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면서도 “인격적으로 무시당하거나 폭언, 욕설을 당하는 고초를 겪고 나면 힘이 빠진다”고 9년째 근무 중인 한 관리원이 이야기했다. 철도건널목에는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관리원들이 있다. 철도건널목을 지날 때는 규정을 잘 지키고 건널목관리원의 지시를 잘 따라준다면 열차와 차량,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사진·글 = 남정탁 기자 jungtak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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