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재개' 민·군 갈등 또 불거지나..포항 장기면민 "사격장 봉쇄할 것"

백승목 기자 2021. 1. 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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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에서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한때 중단했던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2월 초순 재개할 것을 통보하자 장기면민들이 다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는 국방부로부터 2월4일 주한미군이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재개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지난해 11월 주민반발로 사격훈련을 유예한 뒤 민관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왔다.

반대위는 주민들이 미군 헬기사격 중단 뿐 아니라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고, 민·관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강행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포항 장기면민들이 지난 28일 수성사격장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미군헬기 사격훈련 중단과 사격장 폐쇄를 요구했다.│사격장반대위 제공

반대위는 주한미군이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에 앞서 지난 29일 실시하려던 1차 정찰비행을 2월2일로 미뤘는데, 이 정찰비행이 강행되면 2월4일을 본격 사격훈련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물리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대위는 수성사격장 정문 입구와 수성리 마을진입로, 마을회관 앞 광장 등 3곳에 1개월 동안 집회신고를 했다.

조현측 반대위공동위원장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라 한 장소에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는 것을 감안해 미군이 헬기사격 훈련을 강행하면 반대집회를 여러곳으로 분산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사격장 길목에서 집회를 하면 사실상 육로를 통한 군당국의 사격장내 각종 장비반입이 어려워지면서 사격훈련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반대위는 우선 미군헬기의 정찰비행이 예정된 2월2일 한차례 반대집회를 연뒤 상황을 봐가며 사격훈련이 예정된 2월4일까지 계속 집회를 이어갈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반대위는 지난 19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장기면민 2800여명(전체 인구 42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미군헬기 사격훈련 중단 및 수성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며 중재를 요청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1일 국방부·해병대1사단 등 군당국 관계자와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를 방문해 의견을 청취한데 이어 현재 중재안건으로 결정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수성사격장은 주민 50여가구 130여명이 사는 마을에서 1㎞ 가량 떨어진 곳으로 1965년 만들어졌다. 이 사격장에서 연간 수백회에 걸쳐 해병대·육군·해군 등이 보유한 전차 등 직사화기·곡사화기·헬기 사격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국방부와 미군은 지난해 2월 4주간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하면서 사전예고 조차 하지 않자 수성사격장에 대해 수십년간 쌓인 사격장 주변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미군은 기존 경기 포천 영북면 로드리게스 훈련장(영평사격장)에서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하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 때문에 훈련장을 포항 수성사격장으로 옮겼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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