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바이러스 제거하는 플라스마 기술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177)

황계식 2021. 1. 31. 13: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플라스마(plasma)는 고체나 액체, 기체도 아닌 ‘제4의 물질’로 불립니다. 조금은 생소하고 개념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99%가 플라스마 상태로 되어 있으며, 건물 네온사인과 형광등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핵융합 에너지를 만들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IT(정보기술) 제품에 없어서는 안 될 반도체를 제조하는데 쓰이며, 최근에는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와 세균,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는 기술로도 플라스마는 발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플라스마가 어떤 물질이고, 어떻게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제4의 물질 플라스마(plasma)의 발견
화학자 랭뮤어. 출처=American Institute
 
19세기 중후반 무렵 과학자들은 유리 진공관에 직류전압을 공급하면 빛이 발생하는데, 이때 빛을 방출하며 움직이는 기체가 기존 알려진 기체와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기체를 넘어선 기체’라고 불리던 이 물질은 1928년 미국의 화학자 어빙 랭뮤어(Irving Langumuir)에 의해 플라스마라고 불립니다. 랭뮤어는 플라스마를 ‘기체 중 이온과 전자가 동일하게 고밀도로 공유하는 상태’, 즉 ‘이온화된 상태의 기체(ionized gases)’라고 정의했습니다. 

◆플라스마의 특성 
플라스마 네온사인. 출처=플라스마 잡지(PLASMA magazine)
 
플라스마는 고온이기 때문에 입자의 운동 에너지가 매우 크고, 전도성이 높아 전기가 잘 통합니다. 또한 화학적으로 활성화시켜 반응성을 높일 수 있으며, 빛을 발하기 때문에 네온사인 등의 광원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물리·화학적 특성으로 특정 화학물질을 생산하거나, 표면에 특정한 기능을 부여하는 처리, 그리고 미세먼지 저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플라스마 응용기술
출처=gallagherseals.com
 
플라스마는 우리 생활에서 크게 에너지, 첨단소자 제조, 환경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먼저 초고밀도, 초고온 플라스마를 형성해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에 활용되고 있으며, 플라스마의 화학 반응성을 이용해 고도로 집적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제조합니다.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IT 발전 이면에는 바로 플라스마 기술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자동차 배기 가스를 처리해 미세먼지를 낮추는 등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물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플라스마의 자동차 미세먼지 저감기술
플라스마 버너. 출처: TV산업 다아라 유튜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디젤 자동차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플라스마를 이용한 저감 기술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7년 한국화학연구원은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과학기술 포럼에서 전기 집진기 원리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전기 집진기는 플라스마에 의해 하전입자를 발생시켜 미세먼지에 달라붙게 한 뒤 전극을 걸어주면 미세먼지가 포집되는 원리입니다. 

또한 한국기계연구원은 군 특수차량의 미세먼지 원인이 되는 매연과 질소 산화물을 낮추는 플라스마 버너 기술을 공개한 바 있는데요. 차량 엔진은 고온, 일정시간 이상 주행 등 연소조건이 안정적일수록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줄어드는데, 이 기술은 배기 가스와 같은 낮은 산소 농도, 급격한 유량 변화 등의 조건에서도 고온의 화염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오염물질 배출을 낮춥니다.

◆플라스마 공기살균 기술
플라스마 공기살균 솔루션. 출처=coolsquadac.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살균에 대한 중요성이 높은 요즘 플라스마 기술을 이용해 공기 중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연구와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따르면 플라스마는 0.03 ppm 미만의 오존을 형성하여 인체에 무해하고, 대기압 플라스마에서 발생하는 활성종에 의해 공기 중 부유세균을 99.8%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인증),

또한 공기 청정기에 적용하면 필터 교체주기가 연장되고, 여과가 어려운 0.3 um(마이크로미터·1um=100만분의 1m) 이하 크기의 박테리아까지 제거할 수 있어 공기에 의한 감염 및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산기술연구원은 전했습니다.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편리함을 제공해주는 첨단 IT 제품의 생산을 보장하는 한편 안전하고 건강한 공기까지 만들어 주는 플라스마는 미래 신산업으로 주목받으며 농업과 산업,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 블로거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