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행' 김현수 VS '서행' 양의지
[스포츠경향]
4월은 돼야 답을 알 수 있는 승부다.
2006년 두산 입단 동기인 양의지(34·NC)와 김현수(33·LG)는 벌써 몇 시즌째 KBO리그 MVP 후보군에 고정 배치돼 있는 선수다. 지난해에도 양의지는 KT 멜 로하스 주니어에 이어 정규시즌 MVP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김현수는 최종 순위에선 밀렸지만 시즌 중반까지 후보군 상위권을 지킬 만큼 강렬한 시즌을 보냈다.
2월1일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두 엘리트 선수는 새 시즌을 극과 극의 방법으로 준비하고있다.
코로나19로 해외 전지훈련 길이 막힌 올해는 누구라도 국내에서 몸을 만들어야하는 낯선 상황에 놓여있다.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 ‘교본’ 자체도 사실 없다.
김현수는 이미 전력질주에 가깝게 속도를 내고 있다. 잠실구장 실내훈련장에서 피칭머신에서 나오는 볼을 이달 초부터 때리기 시작했다. 몸무게 또한 지난 시즌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9㎏ 정도 빠졌다는 전언이다. 김현수의 유별난 훈련양은 양의지에게까지 전해지고 있다.
양의지는 27일 전화통화에서 “러닝을 엄청 많이 해 이미 몸이 굉장히 가벼워졌다고 들었다. 내 경우 몸무게 변동은 없는데 부럽다”며 웃었다.
양의지는 반대로 의도적 지연 훈련을 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근 한달 가까이 훈련 속도를 늦춰놓고 있다. 양의지는 “나도 보통 1월초에 배팅을 시작했다. 티배팅으로 시작한 것이었지만 출발점은 그 즈음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주부터 가벼운 티배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올해는 따뜻한 곳에 가지 못해 조금 더 천천히 하고 있다. 기술훈련보다는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며 그동안 안좋았던 곳을 보강하고 치료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가 따뜻한 날씨를 기대하기 힘든 국내에서는 2월 이후에도 빠르게 몸을 만드는 게 여의치 않을 것을 감안해 감각을 서둘러 올리는 쪽을 선택했다면, 양의지는 그 반대로 기온이 올라갈 때까지는 천천히 페이스를 올린 뒤 전반적인 날씨가 괜찮은 시점에 본격적인 기술훈련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양의지는 “(2,3월이면) 창원 날씨가 꽤 좋다. 그런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LG와 NC는 3월2일 연습경기에서 만난다. 양팀의 첫 실전이다. 당장 이 경기는 아니더라도 3월10일께는 주전선수 대부분이 실전을 시작하는 수순일 것을 감안하면 김현수와 양의지 앞에 놓인 준비 시간에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 정규시즌 개막일은 두 선수 모두 4월3일이다.
이를테면 김현수는 현재 고속열차에 올라탔다. 양의지는 완행열차에 탑승해 상하좌우를 살피며 속도를 낼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두 선수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궁금증도 따른다. 물론 두 선수 모두 각각 다른 방법으로 성공에 이를 수도 있다. 둘 모두 워낙 특별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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