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214급 잠수함 '2척 수리·7척 전수조사'로 작전 차질
[경향신문]
동해 바다에서 예인된 214급(1800t급) 해군 잠수함의 고장 원인은 프로펠러를 움직이는 전원변환장치 문제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31일 “지난 22일 동해에서 정기 수리 시운전 후 수상 항해로 복귀 중 추진전동기 문제로 예인된 잠수함은 제작사인 독일 지멘스 기술진에 의한 검사결과 전원변환장치 12개 중 1개가 손상된 것으로 식별됐다”고 밝혔다. 전원변환장치는 잠수함의 프로펠러를 회전시키는 추진전동기의 핵심 부품이다. 추진전동기 내에는 총 12개의 전원변환장치가 있는데, 이 중 1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해군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손원일급으로 불리는 214급 잠수함에 대한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다른 함정에서는 장비 고장이 없어 운용이 가능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2019년 10월 말 손원일급 2번함인 ‘정지함’도 비슷하게 추진전동기 계통에서 고장이 나 작전 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지함은 원제작사인 독일 지멘스로 해당 부품을 보내 수리토록 했으나, 올해까지 수리와 정비를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함은 2년 넘게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따라 214급 잠수함 가운데 2척이 수리 및 정비 상태인데다 다른 7척에 대한 전수 검사로 해군 잠수함사령부의 잠수함 작전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해군은 2007년 1번함을 시작으로 총 9척의 손원일급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해군은 “독일 지멘스에서는 전원변환장치 1개가 손상됐지만 추진전동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공식의견을 제시해 해당 잠수함을 포항에서 진해로 자력 항해로 이동시켰다”며 “수리 기한내에 복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추진전동기 구성품은 독일 원제작사 허가 없이는 해군이 정비할 수 없는 부품이다. 해군은 독일 지멘스사에서 해당 추진전동기 부품을 가져와 교체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1800t급인 손원일급 잠수함 한 척이 수리 이후 시운전을 위해 바다에 나갔다가 문제가 생겨 경북 포항 동쪽 해상에서 민간 선박이 예인했다. 손원일급 잠수함의 추진체계는 공기불요장치(AIP) 시스템으로 이는 지멘스 연료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AIP 추진 체계는 수중에서 외부 공기의 흡입 없이 전기를 발생시켜 추진하는 시스템이다. 함 내에 저장된 산소와 연료를 사용해 수중에서 축전지 충전과 추진에 필요한 전원을 공급한다.
손원일급 잠수함은 길이 65.3m, 폭 6.3m에 수중 최대속력이 20노트(37km)로, 40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다. 연료 재충전 없이 하와이까지 왕복이 가능하다. 한번 출항하면 84일간 해상에서 작전할 수 있고, 수면으로 부상하지 않고도 약 2주간 잠항 작전이 가능하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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