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이대호가 함께하는 마지막.. 감상에 젖을 여유는 없다

조형래 2021. 1. 31. 12: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애들레이드(호주), 이대선 기자]롯데 송승준과 이대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롯데 자이언츠의 투타 상징과도 같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시즌이다. 올해부터 플레잉 코치로 활약하는 송승준(41), 그리고 2년 뒤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39)가 함께 그라운드에 있는 모습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송승준과 이대호는 2000년대 후반, 제리 로이스터 감독시절부터 롯데의 중흥기를 이끌어 온 두 선수다.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고향을 떠나 해외 무대를 경험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부터 롯데 야구를 지켜보며 성장하며 선수이면서 동시에 팬이기도 했다. 롯데를 향한 애정은 그들의 나이만큼 켜켜이 쌓였다. 

송승준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 진출했지만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통산 338경기 109승85패 평균자책점 4.48의 기록을 남겼다. 윤학길(117승)에 이은 구단 최다승 2위 기록에 올라 있다. 불혹을 지나 리그 현역 최고령 선수가 될 때까지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몸관리로 선수 생활을 이어왔고 올해는 플레잉 코치 계약을 하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송승준은 ‘롯빠아재’로 불렸다. 애정의 크기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14시즌 동안 함께했던 고향팀과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꿨다. 지난해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했고 연봉 5000만 원에 사인했다. 구단과 트러블 없이 웃으며 현역 생활을 마무리 하고 싶었다. 구단도 이에 화답해 올 시즌 중 은퇴식 자리를 마련해 팬들과 작별의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대호는 2001년 입단 이후 롯데의 암흑기와 중흥기를 모두 경험했다. 그리고 최전성기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무대를 경험하고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7년 4년 150억 원이라는 역대 FA 최고액 계약을 맺으며 금의환향했다. 그리고 4년 계약이 끝나고 올해 2년 26억 원 계약 이후 은퇴를 예고했다. 통산 1715경기 타율 3할9리(6158타수 1900안타), 332홈런, 1243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역대 팀 타자 기록에서 대부분 선두에 올라 있다.

[OSEN=부산, 곽영래 기자] 롯데가 극적인 승리를 가져왔다. 롯데는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 시즌 4차전에서 5시간 혈투 끝에 11-9로 승리했다.  연장 10회초 2사 롯데 송승준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그러나 송승준과 이대호에게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롯데에서 우승 반지를 끼지 못했다는 것. 이대호는 일본 시절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지만 국내 무대 우승은 아직 없다. 송승준의 경우 그토록 우승을 열망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송승준의 경우 시간이 단 1년도 남지 않았다. 그는 “이제 후배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보고 싶은 게 마지막 바람이다”고 소원을 말했다. 이대호 역시 2년 계약 이후 은퇴를 예고하며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현역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하겠다. 후배들을 위해 내가 가진 노하우를 모두 전해주고 싶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두 선수가 함께했던 시간이 많았던만큼 감상에 젖을 수밖에 없는 시즌이다. 그러나 그런 여유를 느끼기에는 두 고참 선수와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냉정히 말해 롯데는 우승권에 다가설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전력의 확실한 ‘상수’보다는 ‘변수’가 아직 더 많은 팀이다. 윈나우와 리빌딩의 중간인 리툴링 모드다. 기존 핵심 전력 선수들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젊은 선수들의 육성까지 신경쓰고 있다. 육성 속도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자연스럽게 윈나우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선발진과 불펜진, 그리고 타순 구성 등 변수들이 많다. 댄 스트레일리가 건재한 가운데 앤더슨 프랑코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봐야 하고, 박세웅, 이승헌, 노경은, 서준원, 최영환 등 토종 선발진은 경쟁을 통해 자리를 잡아야 한다. 타순 역시 이전과 다른 생산력의 이대호의 적정 타순 배치와 활용도를 고민해야 하고 뇌수술로 빠진 민병헌의 공백도 채워야 한다. 한동희, 김민수, 나승엽, 배성근 등 젊은 야수들이 1군 레귤러 멤버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해야 한다.

허문회 감독 역시 1년차 시즌의 실패를 딛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체력 안배 및 불펜 운용 등 지난해 미숙했던 점들이 얼마나 개선될지가 관건이다.

롯데의 '리빙 레전드'가 동시에 활약하는 마지막 시즌. 과연 롯데는 우승이라는 최고의 마무리를 위해 각성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OSEN=부산,박준형 기자]3회초 2사 2루 롯데 이대호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오태근 1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