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망막 성능 높일 실마리 찾았다

KIST 뇌과학연구소 임매순 박사팀
생생한 시각정보 만들기 위해선 다양한 신경신호 전달해야
자극 방법 최적화해 다양성 높이면 인공망막 성능 향상 가능

단조로운 (다양성 낮은 균일한) 신경신호는 전달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기에 시각 피질의 활성화가 적은 반면, 다양한 신경 신호는 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하여 시각 피질의 활성화를 증가시킨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인공 망막 장치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실마리를 발견했다. 인공시각이 보다 선명하기 위해서는 망막 신경세포의 신경신호가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임매순 박사팀이 서로 다른 시신경 세포의 높은 신호 다양성이 고효율 시각 정보 전달을 위한 핵심 요소임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인공 시각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강준호 박사는 "신경 세포들을 단순히 자극하는 것만으로는 매우 복잡한 시각 정보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세포들이 각기 다른 신경 신호를 만들면 고품질 인공 시각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토끼 망막 신경 세포에서 얻어진 신경 신호에 계산신경과학 및 정보이론을 적용해 시각 정보 전달을 수치화했다. 연구진은 신경 신호의 여러 특징 중 다양성을 주목했다. 그결과 서로 다른 세포들 간의 정보 패턴이 다양할수록 정보량이 증가했다. 그와 동시에 정보 전달 과정에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성을 일정 수준 낮추고 어느 정도의 중복성을 허용했다.

연구진은 전기 자극 실험을 통해 정상 망막과 인공 망막 장치의 시각 정보 전달 방식을 비교했다. 그결과, 놀랍게도 임상 시험에서 인공 망막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인지하는 반응에 관여한 세포들이 더 높은 신경 신호 다양성을 보여줬다. 반면 임상 시험에서 잘 인지되지 않던 반응을 담당하는 세포들은 정상적 빛 자극에서 보였던 세포간 신호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전기 자극에 대해 매우 균일한 신경 신호를 만들어냈다. 신경 신호 다양성 상실은 전달되는 시각 정보의 극심한 감소로 이어졌으며, 정보 부족으로 인해 인공 망막 장치 사용자의 뇌에서 해석하기 어려웠다.

한편, 임매순 박사는 망막 변성이 진행된 생쥐들을 연구한 결과, 각 시신경 세포가 전달하는 신호의 일관성이 안정적 시각 인지에 중요한 요소임을 밝힌 바 있다.

작년 연구 내용과 종합하면, 서로 다른 시신경 세포들이 다양한 신경 신호를 일관되게 전달해야 우리의 머릿속에서 생생한 시각 정보를 안정적으로 인지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임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 시각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뇌 기능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신경 신호를 형성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복잡한 신경 네트워크의 신호 다양성을 모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기 전자 기술자 협회-신경 시스템 및 재활 공학 기술 회보(IEEE-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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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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