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수 있어요"..발달 장애청년 사회진출 돕는 수원 '드림온학교'

안형철 2021. 1. 3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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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이상 고교과정 졸업자에 직업교육 등 나서
대학교수 출신 등 11명 재능기부 및 봉사..자활 지도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 금곡동에 위치한 드림온 학교는 18세 이상의 발달장애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사회진출을 위한 직업교육, 심리안정교육, 사회적응교육을 제공한다.

[수원=뉴시스]안형철 기자 = “발달장애 학생들은 비장애인 청년들보다 진로가 더 불투명하죠.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대상임에도 오히려 지원은 더 적은 상황입니다. 드림온 학교는 이런 상황을 극복해보고자 세웠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1시께 경기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 위치한 장애인평생교육시설 드림온 학교.

현재 많은 수의 발달장애 청년들은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이후 마땅한 진로를 찾지 못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 사회에서 사실상 단절된 채 시간을 보낸다.

드림온 학교는 대학 진학, 직장 취업으로 바로 진출하기 어려운 18세 이상 발달장애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교육을 통한 사회진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학교의 설립목적은 발달장애 청년들의 사회적, 경제적 자립과 이들의 자립으로 다른 가족 구성원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김영식 교장은 본인의 사비 1억8000만원과 주변의 도움으로 지난해 5월 23일 학교의 문을 열었다.

여기에서는 18세 이상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 사회적응교육, 심리안정교육 등을 진행한다.

최종적으로는 작은 일이나마 이들이 사회활동을 통해 경제적 수입을 올리고 비장애인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장애인 평생교육시설인 만큼 학생들이 직업을 구한 뒤에도 이들의 심리안정과 사회적응 등을 위한 교육은 지속된다.

학생들에게는 음악심리치료, 미술심리치료와 태권도와 풋살 등 특수체육, 사회생활실습, 국악, 합창교육, 진로상담, 인문학 성품개발 등의 다양한 교육이 제공되고 있다.

이날 만난 이 학교 학생 이모(23)씨는 “이곳에 와서 처음 풋살을 해봤다. 2015년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집에만 있었다. 지난해 7월 이곳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여러 수업을 받아 즐겁다”며 “비올라를 배우고 있는데 지난해 10월에는 공연도 하고 올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다큐멘터리 수업을 받고 있는 드림온학교 학생들.


취재진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는 4명의 학생들이 다큐멘터리 영화 수업을 받고 있었다.

재능기부로 학생들에게 다큐멘터리를 가르치는 권오승 강사(전 EBS 프로듀서ㆍ경기대 전 교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지금의 교장 선생님과 인연이 이어져 강의를 하게됐다”면서 “아직 수업은 3번 진행됐지만 학생들의 창의성에 깜짝 놀라곤 한다. 일반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재와 큰 차이는 없지만 3단계에 나눠서 천천히 풀어서 진행 정도의 차이만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은 있지만 표현 방식이 미숙한 것 뿐이다”라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표현방식의 부족함을 메워주고 길러주는 것이 이번 교육 목적이고, 최종적으로는 작품 완성을 통해 이들의 창의성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현재에도 EBS에서 절찬리에 방영 중인 '명의'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PD였다.

31일 현재 드림온 학교에는 각 과목별 교사와 행정 요원까지 11명의 인원이 아이들을 위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권 강사와 같이 자신의 능력을 재능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발달장애학생들의 사회진출을 위한 징검다리가 놓여지기 시작했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김영식 교장은 “지금 수원에는 3곳의 학교가 있는데 인원의 수용문제와 더불어 학생들의 이동 거리를 고려하면 평생교육시설이 동 단위의 추가 설립이 필요하다”며 “또 평생교육시설은 정부 지원이 일괄적이라 시설의 규모에 맞춰 차등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언젠가 28살 발달장애 아들을 홀로 키우는 어머니의 사연을 들었다. 아들이 경제적, 사회적 자립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아들의 상태 때문에 어머니 역시 온전하게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없었다”며 “이런 상황이 안타까워 학교를 구상하게 됐다. 발달장애 부모들 역시 자신의 인생을 찾고, 발달장애 자녀들도 사회적 경제적 자립으로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학교를 세우기로 결심했다”며 발달재애인 교육시설에 많은 이들의 관심과 후원을 바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ahc@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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