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잇] 오르락내리락 인생, 우리네 삶이란 그런 거죠

2021. 1. 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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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 뭐라도 써야지. 방송사 짬밥 좀 먹은 저널리스트, 프로듀서.

# '마이웨이'와 '댓츠 라이프'의 인생사

"앤드 나우~ 디 엔드 이즈 니어ㄹ~"
And now~ The end is near~

짧은 전주에 이어 '앤드 나우~'만 흘러나와도 숙연해지는 비장미의 아이콘.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웨이'(1969)는 언제부턴가 조롱과 꼰대스러움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다. 얼마 전 트럼프가 이 노래를 자신의 퇴임식 BGM으로 까는 순간 이는 전세계에 공인됐다.

매력적인 중저음에 부드러움까지 겸비해 '더 보이스'(The Voice)로 명명된 프랭크 시내트라의 보컬은 이 노래 가사와 찰떡같이 붙어서 인생을 뒤돌아보는 회고를 넘어 살짝 오버스런 자부심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데 바로 그 점이 요즘 시대에 '마이 웨이'를 꼰대스럽게 만드는 정조(情操)이다.

(라떼는) 안 해본 일이 없고,
I've travelled each and every highway.
(라떼는) 해야 할 일을 했고,
I did what I had to do
(라떼는) 보다시피 시련을 받아들였고,
The record shows I took the blows

.....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And more, much more than this,
그걸 내 방식대로 했다는 거지. (라떼는 말이야)
I did it my way.

동아일보 임희윤 기자는 28일자 동 신문 "트럼프도, 부장님도… 피날레는 '마이웨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이 대목에서 오래전 회식날 부장님이 떠오르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다. 2차로 간 노래방에서 바지춤에 왼손을 꽂아 넣은 채 'My Way'를 열창하던 임의 경건한 모습에 부원들은 너무 집중한 나머지 간주 점프 버튼조차 누를 용기가 없었다.

나도 과거에 이 노래로부터 뭔지 모를 숭고미까지 느꼈을 정도니 부장님 맘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 자리에 앉게 됐을 때에도 차마 이 노래를 부를 용기까지는 나지 않았다. 이미 세상이 바뀐 뒤였으므로.

임 기자가 빠트린 것이 있다. 트럼프는 퇴임식 뿐 아니라 2017년 자신의 취임 축하무도회 때도 '마이 웨이'에 맞춰 멜라니아와 춤을 췄다. 임기의 시작과 끝을 말 그대로 마이 웨이로 장식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임기 내내 마이 웨이였다는 것이지만)

재미있는 것은 자신의 대표곡이 된 '마이 웨이'를 정작 프랭크 시내트라 본인은 싫어했다고 한다. 프랭크의 딸 티나 시내트라는 2000년 BBC와 인터뷰에서 "아빠는 이 곡이 이기적이고(self-serving) 자기중심적인(self indulgent)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새해가 막 시작한 -듯하지만, 따져보면 1/12이 지나간- 시점이니 12월의 느낌이 나는 '마이 웨이'대신 역시 프랭크 시내트라의 '댓츠 라이프'(That's life, 1966)를 대안송으로 떠올려본다. 최근 무슨 상념에 빠져있을 때 우연히 듣게 돼 꽂힌 노래인데, 재작년 아주 재미있게 봤던 영화 '조커'의 엔딩곡이기도 하다. 오리지널 모션 픽쳐 사운드 트랙 17곡을 포함해서 삽입곡 등 모두 서른 곡이 넘게 사용된 조커의 배경 음악은 영화 속 조커의 감정선만큼이나 장르의 널을 뛰는데 록, 재즈, 스탠다드 팝, 블루스, 클래식을 넘나 들다 결국 이 곡 '댓츠 라이프'로 피날레한다.

인생이란 그런거야
That's life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지
That's what all the people say
4월에 높이 올라갔다 하더라도
You're riding high in April
5월에는 고꾸라지지
Shot down in May
하지만 내가 그 분위기를 바꿀 거란 말이지
But I know I'm gonna change that tune
6월에 다시 정상에 오를 때 말이야
When I'm back on top, back on top in June

...

난 꼭두각시였고, 거지였고, 해적이었고, 시인이었고, 졸이면서 왕이기도 했어
I've been a puppet, a pauper, a pirate A poet, a pawn and a king
끊임없이 오르락 내리락거리면서 알게된 게 있지
I've been up and down and over And out and I know one thing
내가 바닥에 얼굴을 처박을 때마다
Each time I find myself layin' flat on my face
난 다시 일어나 경주에 복귀한다는거야
I just pick myself up and get back in the race

그게 인생이야, 그걸 부정할 순 없어
That's life, that's life and I can't deny it

삶이란 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인생사 새옹지마, 전화위복이라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한 해를 막 이륙하며 독자 여러분마다 오르막에 있든 내리막에 있든, 좋은 일이 있든 나쁜 일이 있든, 잘 나가든 못나가든, 졸이든 왕이든, 인생이 그것으로 너무 구애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이 웨이'라며 정신승리하기 보다는 TV 저널리즘 전성기 때 최고의 앵커였던 월터 크롱카이트가 프랭크 시내트라를 닮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매번 뉴스 클로징에서 "세상 일이 그렇게 돌아가게 마련이죠"(That's the way it is)라고 말했던 것처럼, 약간 힘을 빼고 '댓츠 라이프'라고 읊조려보자. 그리고 다시 전선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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