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고양시장 "서울시 도시계획 독단" 성토

강근주 2021. 1. 3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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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제공=고양시

【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이재준 고양시장이 31일 ‘개발 편익은 서울시가 취하고, 고통은 경기도 시-군이 떠안는’ 서울시 도시계획을 비판하며 예비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상생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그동안 많은 기피시설을 경기도에 설치했다. 특히 고양에는 벽제화장장-서울시립묘지 등 장사시설과 난지물재생센터-음식물폐기물 처리시설까지 경기도 31개 시군 중 서울시 기피시설이 가장 많이 위치해 그 피해가 막심하다.

이재준 시장은 “서울시 부동산 정책에 따라 고양시민 피해는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예비 후보들에게 서울시립승화원, 난지물재생센터, 수색차량기지 관련 대책을 공약으로 내걸라고 요구했다.

사실 고양시민은 서울과 인접한 땅 4000만평이 그린벨트로 묶여 사유재산권을 침해당했고,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고양은 베드타운으로 잔락했다는 분석이 많다.

◇ 서울시립묘지 교통대책 마련-묘지신설 제한

이재준 시장은 만성 교통난을 겪는 서울시립승화원 일대의 교통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서울시립묘지 5곳 중 한 곳만 서울에 있으며 나머지 4곳은 경기도에 있다. 이 중 3곳이 고양과 파주에 있다.

1970년 고양에 설치된 서울시립승화원에는 총 23기의 화장로가 있는데, 이는 서울 서초구 소재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11기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때문에 수시로 몰려드는 방문객으로 인근 도로는 몸살을 앓고 있다.

승화원 진출입 차량과 통일로IC 진출입 차량, 그리고 통일로 본선을 오가는 차량이 한데 뒤엉켜 인근 주민이 오히려 도로를 이용하기 힘든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차를 타고 어딜 갈 수조차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교통대책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손을 놓은 상태다. 고양시는 서울시민 이용량이 큰 승화원 입구부터 통일로 진출입로까지 서울시가 적극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그동안 논의해온 승화원 지하화와 지상 공원화에 대한 추진 계획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재준 시장은 “보건복지부와 경기도의 장사시설 수급계획에 따르면 ‘신규묘지 허가는 최대한 제한하고, 기존 묘지는 공원-자연장지화하고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만큼, 지침에 따라 더 이상의 묘지 설치를 제한하라”고 요구했다.

고양 소재 난지물재생센터. 사진제공=고양시
고양 소재 난지물재생센터. 사진제공=고양시

◇ 난지물재생센터 현대화-음식물처리시설 재가동 안돼

이재준 시장은 심각한 악취가 발생하는 난지물재생센터 시설을 조속히 현대화하라고 요구했다. 난지물재생센터는 자유로를 잠깐 오가는 차 안에서도 분뇨냄새가 날 정도로 인근 주민이 악취에 시달려 왔다. 고양시의 오랜 설득과 상생협약에 따라 서울시는 최근 약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처리시설 덮개설치, 탈취시설, 주민친화시설 등을 마련했으나, 날이 흐리거나 기압이 낮은 날에는 여전히 악취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2025년까지 분뇨처리시설 지하화, 2028년까지 수처리시설 복개공원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나, 난지물재생센터 인근 덕은지구가 2022년까지 대부분 입주를 마치기 때문에 빠른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게다가 서울 서대문구는 자체적으로 난지물재생센터 내 음식물처리시설 재가동까지 계획하고 있어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고양시 역시 “협의 없이 난지물재생센터 내 음식물처리시설 재가동은 절대 안 될 말”이라고 단호히 못을 박은 상태다.

◇ “수색차량기지 고양이전 절대반대”…상생방안 필요

이재준 시장은 “서울시가 계획하는 수색역세권 복합개발이 편익은 서울시민이 누리고, 기피시설은 고양시민이 떠안게 되는 대표적 도시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상암 DMC역부터 수색교까지 약 32만㎡에 이르는 상암-수색 지역 중 철로를 제외한 22만㎡을 상업-문화-업무시설 단지로 개발하는 ‘수색역세권 복합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서울시민을 위한 편익시설을 개발하면서 정작 기피시설인 수색차량기지는 고양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고양시민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수색차량기지는 서울시 은평구와 마포구에 걸쳐 있는데 그 안에 수색차량사업소와 서울차량사업소가 같이 위치하고 있다. 현재 ITX-새마을,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서울역-용산역에서 출발하는 대부분의 열차를 관리해 소음이나 미관 등 민원이 지속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시설을 고양으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전 대상지 주변은 주거지역으로, 소음과 진동은 물론 많은 유동인구로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까닭에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도 수색차량기지 이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재준 시장은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에 책임을 미루며 협상 테이블을 피하고 있다”며 “향동-현천역 신설 등 6가지 철도 현안사항과 고양선 서부선 직결, 제2자유로 버스전용차로 등 고양시 문제 해결에 적극 협조하지 않으면 수색차량기지 이전 등 복합화 개발은 절대 불가하다”고 단언했다.

또한 “고양에 서울시 기피시설 신설은 물론 증설도 더 이상 불가하며, 필요한 시설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며 “서울시는 지방도시 고충을 반드시 알아야 하며, 누가 당선되든 서울시로 인한 피해를 함께 해결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양시는 서울시에 비해 ‘인구대비 8배나 많은 요양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1000만 서울시에는 요양시설이 637개소(요양병원 125, 요양원 509, 정신의료기관 3)밖에 없는 반면 108만 고양시에는 요양병원-요양원 등 580여개 요양시설이 있다. 이는 지가 및 임대료가 비싸 고양에 위치하게 됐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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