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따박따박"..강남 부자들 美주식 '배당월세' 투자에 빠졌다는데

고득관 2021. 1. 3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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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지난해 8월 사이먼 프로퍼티, 알트리아 그룹, 엑슨모빌 등 미국 고배당 주식을 16만4700달러(한화 약 1억8400만원) 가량 매수했다. 매입가 기준 평균 시가배당률은 6.6%. 그는 현재 매달 908~913달러(한화 약 101만3000~101만8000원)의 배당금을 꼬박꼬박 받고 있다. 주가도 20% 가량 올랐다.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달 배당을 받는 미국 주식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주식은 대부분 연말 배당을 하지만 미국 주식은 배당 지급 방식이 다양한 점을 활용한 것이다. 또 S&P500 배당귀족지수(Dividend Aristocrats)의 최근 10년간 수익률이 S&P500 지수의 2배에 육박하는 등 고배당주가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매달 월급 주는 주식이 있다

1년에 한번 몰아서 배당을 받는 것이나 이를 쪼개 매달 배당을 받는 것이나 결과적으로 같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배당락에 따른 주가 하락 리스크다. 배당 받을 권리가 사라지면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한다. 국내증시에서 대표적인 고배당주인 KT&G의 경우 배당락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29일 5.98% 하락했다. 배당락 직전 이 회사의 예상 시가배당률이 5% 초반임을 감안하면 배당보다 주가하락이 더 컸던 것이다. 배당 간격이 줄면 배당락 리스크도 약해진다. 실제로 미국에서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대형주는 배당락의 영향향이 크지 않다.

매월 배당을 실시하는 상장사도 있다. 미국 증시 상장사 가운데 40~50곳 정도가 매월 배당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리츠(REITs)와 벤처캐피탈사다. 미국의 리츠와 벤처캐피탈사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법인세 면제 혜택을 받기 때문에 배당 규모가 크다.

가장 잘 알려진 종목은 리얼티인컴(Realty Income)이라는 리츠다. 헬스클럽, 약국, 저가 생활용품점 등 온라인 마켓 '아마존'의 영향을 받지 않는 소매점의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독특한 컨셉을 갖고 있다. 현재 시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은 4.66%다. 1000만원 어치를 매수하면 매달 3만8000원씩, 연간 46만원(세전 기준)의 배당을 받는다는 얘기다. 또 시가 배당률 6.7%의 '메인스트리트캐피탈(Main Street Capital)', 배당률 6.4%의 'EPR 프로퍼티(EPR Properties)'도 매월 배당을 주는 종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주식 투자가 아직 낯설고, 특히 개별 종목 투자가 불안하다면 매월 배당을 주는 ETF 투자도 고려해볼만 하다. 국내 서학개미들도 많이 투자한 'DIA(Dow Jones Industrial Average) ETF'가 있다. 미국 증시 상승에 힘입어 지난 5년간 거의 2배 가까이 올랐다. 또 배당을 매월 지급하는데 배당금으로 이 ETF에 재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시가 배당률은 2.3%로 다소 아쉽지만, 배당과 자본 차익을 모두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더리치'는 고배당 주식 포트폴리오의 종목별·업종별 비중과 월별 예상 배당금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 구글 플레이 화면 캡쳐]

분기배당하는 미국 대형주 섞어 사기

미국 상장사는 분기 배당이 일반적이다. S&P500 종목 기준으로 80% 정도가 분기 배당을 하고 있다. 배당 지급 시기는 제각각이다. 배당 지급 시기를 기준으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면 매달 월세가 나오는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시스코시스템즈(Cisco systems)는 1·4·7·10월에 분기 배당을 지급한다. AT&T와 화이자(Pfizer)는 각각 2·5·8·11월에, 3·6·9·12월에 배당을 준다. 이 세 종목을 매수해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배당금을 받는 방식이다. 배당 수익률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배당금액이 일정하도록 종목별 매수 금액을 조절해야 한다.

1·4·7·10월에 배당을 지급하는 상장사로는 머크(Merck), 킴벌리클라크, JP모건 등이 있다. 2·5·8·11월 배당 주식으로는 버라이즌, 캐터필러, 모건스탠리 등이, 3·6·9·12월 배당 주식은 록히드마틴, 암젠, 블랙록 등이 있다.

이 투자법은 매월 배당을 주는 종목을 사는 것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주들로 분산 투자할 수 있고 업종과 종목을 선별할 수 있다.

문제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일반인 입장에서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에 월세식 배당 투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서비스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중에 '더리치'가 배당 투자자들 사이에서 많이 거론된다. 본인이 투자한 종목들을 입력하면 월별 예상 배당금 분포도가 막대그래프로 표시된다. 또 배당 달력을 통해 주요 종목의 배당 관련 일정도 쉽게 알 수 있다.

NH투자증권이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해 제공하는 '미국주식 월 배당 서비스'도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2개월 만에 2000명의 고객을 모았다. S&P500 편입 종목을 배당 지급 시기에 따라 3개의 그룹으로 나눠져 있다. 해당 그룹에서 종목을 선택하면 바로 매수할 수 있도록 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서 선정한 그룹별 5개, 총 15개의 고배당 추천 종목도 볼 수 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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