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성훈 "부산 경제 골든타임 살려 재도약하겠다"
"與, 가덕신공항 정치적 득표용 소재 삼아..경제 관점에서 봐야"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지금 부산은 많이 아픕니다. 경제전문가로서 부산 경제의 골든타임을 살려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가 침체된 부산 경제의 시계를 되돌릴 마지막 기회라고 진단했다.
박 예비후보는 국민의힘만이 부산을 새롭게 변화하게 해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에 대한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들이며 당을 혁신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보궐선거는 관료 출신인 박 예비후보에게 첫 선거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재임 시절 경제부시장을 맡았지만, 오 전 시장과의 관계에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박 예비후보는 여당이 가덕신공항을 불리한 선거 국면을 뒤집을 정치적 득표용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며 쓴소리도 이어갔다. 가덕신공항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 철저히 경제적 관점에서 따지고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 부산시장에 이어 행정부시장 사퇴로 시정에 공백이 생긴 가운데 자신마저 경제부시장을 사퇴해 부산시민을 등지고 '시정 공백'을 야기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무거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장이 돼 부산 경제의 골든타임을 살려 부산시민에게 보답하는 길을 택했다고 했다.
다음은 박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정파적 이해관계 없이 부산 발전을 위해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인연도 있는데 국민의힘으로 출마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시장 선거 출마 자체에 대한 고민은 깊이 했지만, 출마한다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확고했다. 소득주도성장, 반기업, 포퓰리즘 정책 등 민주당의 정치적 지향점과 맞지 않았다.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두고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기도 하는데, 정치적 선택과 무관하게 공무원으로서의 맡은 바를 다했을 뿐이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오게 된 것도 시가 부산 출신의 예산 전문가를 기획재정부에 요청해 기재부가 저를 추천한 것을 알고 있다. 오거돈 전 시장과 개인적 인연도 전혀 없었다. 오로지 태어나고 자란 고향,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 일하겠다는 각오 하나로 부산 시민만을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왔다.
굳이 정치적 인연을 따진다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고, 대통령 두 분의 퇴임을 배웅했던 사람이다. 오히려 정치적 인연은 국민의힘과 더 가깝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민의 힘을 선택한 이유는 지금 어려운 부산을 위해, 그리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의힘이 반드시 부산시정을 맡아야 한다. 더 나아가 내년 정권 교체까지 이뤄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민의힘만이 부산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고, 망가진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국민들께서 국민의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들도 잘 알고 있다. 당을 혁신하고 2040으로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데 제가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선거를 ‘성추행 심판 선거’라고 강조하고 있다. 오거돈 전 시장 재임시절 경제부시장을 맡았던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 인연도 없었고, 정무 라인도 아니었기 때문에 오 시장의 개인사에 대해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사적인 대화 나눌 기회도 거의 없었다. 오 전 시장이 사퇴하기 직전에야 소식을 들었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여섯 살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큰 배신감까지 느꼈다.
경제부시장이라는 자리는 사실상 실무자의 위치다.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을 정도로 경제 현장을 많이 다녀야 하고, 챙겨야 할 현안들도 한둘이 아니다. 특히 부임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정말 눈코 뜰 사이도 없이 일하기에만 바빴다. 정치적 책임을 묻는 자체가 현실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오 전 시장 사퇴 이후에는 부산 경제의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했다. 10년 동안 비어있었던 BIFC 64층에 한꺼번에 6개 글로벌 금융기업을 유치하고,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도 시 주도의 컨소시엄으로 바꾸는 등 여러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무엇보다 올해 예산에서 부산시 사상 최대인 7조7220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해서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를 살펴야지, 단지 그 시기에 그 위치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 공세를 펼치는 것은 옳지 않다.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역시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시정 공백'을 야기했다는 비판도 있다.
▶경제부시장을 사퇴하고 시장 출마를 결심하는 데 이 부분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민들께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데, 자리를 떠나야 해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그러다 보니 출마 자체도 많이 늦어졌고, 책을 다 써놓고도 출판기념회조차 열지 못했다.
그럼에도 출마를 결심한 것은 3개월 자리를 더 지키는 것보다, 시장이 돼 부산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시민들께 더 크게 보답하는 길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장 잔여 임기가 1년에 불과한데, 그 1년이 정말 부산 경제의 골든타임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부산 경제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정말 부산 경제가 회생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릴 수도 있다. 가진 역량과 경험을 모두 쏟아부어 부산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코로나 이후 가장 먼저 일상으로 돌아가는 도시가 부산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
―관료 출신으로 처음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정치 입문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안정적인 공무원을 10년은 더 할 수 있는데 사표를 내고 나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게다가 결혼을 늦게 해서 이제 여섯 살짜리 딸이 있는데, 아무래도 정치를 하게 되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 개인만을 생각했다면 사실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 삶의 목표를 '선한 영향력'에 두고 살아왔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로펌에서 오라고 할 때, 훨씬 적은 급여를 받는 공무원의 길을 택했던 것도 돈이나 개인적 출세를 삶의 목표로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분들에게 '선한 영향력'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
―기존의 정치를 '낡은 정치'라고 표현하며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전문가이자 정치신인인데, 앞으로 어떤 정치를 펼칠 계획인가.
▶정치인은 국민에게 권력을 부여받는 자리다. 사실상 정치인이 앉아있는 자리의 주인은 국민이고, 정치인의 권력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옳은 일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는 주객이 전도돼 있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사유물처럼 생각하고 개인이 사익을 채우는 데 권력을 사용한다. 국민의 삶에는 관심이 없고, 진영을 갈라 국민을 싸움판으로 몰아넣고 그 틈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확대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이런 낡은 정치가 국민들을 더 힘들게 만들고 나라 경제까지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저는 정치 혁신의 본질이 '국민의 삶'에 집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제가 말하는 '경제 중심 정치'도 결국은 민생을 돌보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정치를 펼치는 것이다. 특히 지금 부산은 많이 아픈 상황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너무 힘들다. 정치가 제 역할을 못 해 산업구조 혁신의 기회를 날려 버렸고, 청년들이 떠나는 늙은 도시가 돼 버렸다.
그동안 부산시장은 늘 행정 관료 출신, 정치인 출신들이 맡아 왔다. 이제 경제 전문가 시장이 한번 나서볼 때가 됐다. 그것이 지금 부산시민들이 바라는 시대정신이라고 확신한다.
―1호 공약인 '실리콘비치 조성'이 눈에 띈다. 앞으로도 '부산 경제 대혁명(Busan Grand Revolution, BGR) 공약'을 지속해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짧은 임기 내 실현이 가능한지 의문도 든다.
▶공약 입안 단계부터 1년 임기 동안 완료할 수 있는 일과 10년 미래를 바라보고 1년 동안 기반을 마련할 일을 나눠서 조화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령 지난 26일 발표한 'BGR' 1호 공약 가운데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2개사를 유치하는 '1+1 삼성'은 잔여임기 동안 협상을 끝내고 투자 계획 수립까지 완료할 수 있는 사업이다.
반면 '실리콘 비치 조성' 사업은 내년 1년에 완료할 수 없지만,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1년 동안 충실하게 마련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조원 규모의 미래혁신 펀드 조성과 스타트업 지원 글로벌 펀드 유치 등의 실행 계획도 준비해놨다.
1년 임기의 시장이라고 해서 1년 사업만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1년 임기의 시장이 1년 내 계획 수립도 힘든 사업들을 화려한 공약으로 내놓아서도 안 된다. 현실과 미래를 조화롭게, 동시에 추진해 나가는 것이 이번에 선출될 시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 두 가지 모두를 해낼 자신이 있고, 그것이 경제 전문가인 저에게 시민들께서 기대하는 바라고 믿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가덕신공항과 관련해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우리 당의 입장이 미온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당 역시 가덕신공항 추진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알고 있다. 다만 추진 방법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진짜 문제는 경제 현안인 가덕신공항을 득표용 정치 현안으로 만들고 있는 여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덕신공항은 그렇게 접근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 여당의 가덕신공항 공세가 정말 잘못됐다. 부산과 시민들을 위해 가덕신공항을 건설하려는 것이 아니라, 불리한 선거 국면을 뒤집으려는 속셈 아닌가? 이런 식으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사업을 강행하면 합리적으로 추진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선거가 끝난 후에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도 가질 수 없다. 예산 찔끔찔끔 주면서 생색만 내고 몇십 년 동안 사업이 지연될 수도 있다.
가덕신공항은 철저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하고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신공항 하나 짓는 걸로 될 일도 아니고, 신공항을 중심으로 부산의 산업 구조 자체를 혁명적으로 바꿀 마스터 플랜을 함께 갖고 추진해야 한다. 신공항을 이용해 부산의 물류 산업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 부산 전역의 교통망을 어떻게 새롭게 바꿀 것인지, 관광 사업과는 어떻게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인지, 정말 하나하나 살피고 꼼꼼하게 그랜드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 단지 부산의 미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100년 미래를 바라보고 추진해야 하고, 다른 지역과 상생하는 방안도 지혜롭게 마련해야 한다.
저는 가덕신공항을 중심으로 부산을 완전히 새롭게 업그레이드할 꼼꼼하고 확실한 청사진을 마련해 놓았다. 경제부시장 재임 기간 신공항추진본부를 맡아 가덕신공항 건설의 타당성을 입증해냈고, 어떤 길이 가장 빠르고 합리적이며 모두에게 '윈-윈'(Win-Win)하는 길인지도 정확히 파악했다.
여당의 가덕도 정치 공세를 막기 위해선 우리 당이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시민들께 확인 시켜 드릴 수 있어야 한다. 가덕신공항을 패스트트랙에 태울 수 있는 역량과 경험을 갖춘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부산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부산은 제가 나고 자란 고향입니다. 공직 생활을 하면서 고향을 오래 떠나있었지만, 항상 마음은 고향 부산에 있었습니다. 출판기념회도 하지 못했던 책이 곧 출간됩니다. 제목은 '다시 날자! 부산 갈매기'입니다. 부제는 '2021, Again 1984·1992'다.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1992년, 벌써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자이언츠가 하위권을 맴도는 동안 부산도 계속 하락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이제 다시 날아오를 때가 됐습니다. 코로나19는 큰 위기이지만, 포스트 코로나는 부산이 재도약할 다시없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1년 임기 시장을 뽑는 선거가 아닙니다. 부산의 10년 미래를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부산 경제의 골든타임을 책임질 경제전문가가 시장이 돼 경제 중심의 시정 혁신, 부산 경제의 대혁명을 이끌어야 합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과연 누가 부산 경제의 골든타임을 살려내고 부산 미래 10년을 도약으로 이끌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주시리라 믿습니다. 온몸이 부서지도록 일해서 시민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하고, 부산 갈매기가 다시 한번 훨훨 날아오르도록 반드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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