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전성시대] ㊥ 불 붙는 증권사 경쟁..원정개미 모시기 총력전

김종성 2021. 1.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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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수수료 수익 쏠쏠..투자자 맞춤형 이벤트에 시스템 개편까지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 투자 열기가 커지며 국내 증권사들도 이른바 '서학개미' 유치를 위한 경쟁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증시 실시간 시세 무료 제공, 수수료 혜택, 환율우대 등 각종 이벤트는 물론 해외주식 투자의 약점으로 꼽히던 정보 접근성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아이뉴스24]

3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평균 해외주식 활동계좌는 33만 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 개)보다 10배 이상 폭증했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해외주식 일 약정 금액은 1조 원을 넘어섰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254억 원) 보다 무려 40배나 증가했다. 해외주식 일평균 예탁 자산은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미국 주식 무료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모닝스타 번역본 리서치 서비스도 오픈해 투자자들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며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실시간 해외주식 시세 무료 제공·수수료 혜택 등 '서학개미' 유치전 치열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을 비롯한 실시간 해외 주식 시세를 유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국가 증권거래소와 계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거래실적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 한하거나 일정 기간 이벤트성으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 왔다.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고객은 증시에 따라 15~30분 지연된 시세를 봐야 해 매매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해외주식 투자가 활발해지며 증권사들이 앞다퉈 실시간 해외주식 시세를 무료로 제공하고 나서고 있다.

가장 앞서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9월 해외주식 거래 이력이 있는 고객 대상으로 한 달간 무료 제공하던 정보를 11월부터 미국 주식에 한해 모든 고객으로 확대했다. KB증권도 올해부터 모든 고객에게 미국주식 실시간 시세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고, 키움증권도 이에 동참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17일부터 미국 주식의 실시간 시세를 모든 고객에게 유료로 제공키로 했다.

수수료를 낮추고 환율 우대를 앞세우는 고객 쟁탈전도 치열하다. 거래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을 낮춰 신규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통상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는 0.25%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주식 거래수수료율을 0.07%까지 낮췄다. 신규고객이 다음달 26일까지 비대면(온라인) 계좌를 만들어 해외주식을 거래하면 6월말까지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NH투자증권은 환율 100% 우대 혜택을 오는 3월까지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31일까지 뱅키스 계좌로 해외증권 거래를 처음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율 0.1%, 환율 80% 우대 혜택을 2년간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1월 한 달 동안 해외주식 거래를 최초로 신청한 온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1년 동안 제공하고, 미국주식 거래 수수료도 0.08%를 10년 동안 적용하는 혜택을 제시했다.

◆ 해외주식 정보 제공 확대…현지 리서치 자료 제공·유튜브 세미나·AI까지

증권사들은 그동안 해외주식 투자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던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도 강화하는 추세다.

키움증권은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미국 투자 리서치회사인 모닝스타의 미국 주식 리서치 자료를 국문 번역본으로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모닝스타 자료는 애널리스트 리서치 종목 300개, 퀀트 리서치 종목 1만 개 등을 포함한다. 해외주식 계좌로 서비스 구독을 신청하면 신청일로부터 다음 달 말까지 자료를 볼 수 있고, 전월 해외주식 거래가 있으면 구독이 자동 연장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월 인공지능(AI) 기반 리서치 서비스인 'AIR US'를 출시해 S&P 500지수 종목을 포함한 554개 미국 종목을 분석해 뉴스를 제공한다.

KB증권은 지난 19~20일 이틀 동안 유튜브 라이브 방송 '해외주식 탑픽 데이 Live'를 개최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출연해 미국주식·중국주식·해외 ETF에 대한 투자전략과 추천 종목을 실시간으로 소개했다. KB증권은 아울러 미국 투자은행인 스티펠파이낸셜과 손잡고 미국 주식 분석 자료를 발간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19~20일 이틀 동안 유튜브 채널 '마블TV'를 통해 '해외주식 탑빅 데이 Live' 방송을 진행했다. [캡처=KB증권 유튜브 채널 '마블TV']

◆ "투자자에 최적화 하라"…시스템 개편 박차

해외주식 직구족을 겨냥해 증권사의 시스템 개편도 한창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소액으로 쉽게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 앱 '미니스탁(ministock)'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미니스탁은 1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던 해외주식을 별도의 환전 없이 1천 원 단위로 주문해 소수 여섯 번째 자리까지 나눠 매수할 수 있다.

미니스탁은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가입자가 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미니스탁 전체 고객 중 2030 세대가 약 80%를 차지하는 등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2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개편하며 해외주식 투자의 신속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 미국·중국·홍콩 주식에 이어 일본 주식도 거래할 수 있도록 했고, 미국시장 거래 시 환전절차 없이 곧바로 원화거래도 가능하도록 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서학개미' 모시기에 적극 나서는 것은 해외주식 투자가 크게 늘어나며 관련 수수료 수익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에만 국내 증권사 56곳이 얻은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1천724억 원으로, 2019년 한 해 동안 벌었던 수탁수수료 수익(1천637억 원)을 뛰어넘었다.

특히 국내 브로커리지의 경우 수수료율이 0.05% 정도인데, 해외주식 수탁수수료율은 0.25%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해외주식 브로커리지가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 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 투자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도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라며 "실시간 시세 무료 제공을 비롯해 최근에는 직접 투자금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내놓는 등 투자자 맞춤형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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