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외국인 단기 수급 영향 불가피..증시 기대감은 여전

이다비 기자 2021. 1. 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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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25~29일) 코스피지수는 22일보다 162.42포인트(5.23%) 내린 2976.21로 마감했다. 3200에서 2900까지 오르내린 변화무쌍한 한 주였다.

주 초반 코스피지수는 2% 넘게 오르면서 종가 기준으로 3200을 처음 넘었고, 코스닥지수도 21년 만에 장 중 1000을 돌파했다. 그러나 지난 27일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중국의 통화 긴축 정책을 우려하는 시선과 함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가 투자자 기대에 못 미치자 국내 기업 실적 호조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가 거세졌다.

이번 주(2월 1~5일)에는 ‘헤지펀드 공매도와 개미(개인 투자자) 간 대결’로 인해 미국 게임유통 소매업체 게임스톱(GME) 주가가 요동치는 상황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과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이번 공매도 대전(大戰)을 예의주시하겠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로 인한 수급 꼬임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미국 뉴욕시 맨해튼 지역의 유니언 광장 인근에 위치한 비디오 유통체인 게임스톱의 매장 앞으로 28일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 美 게임스톱 향방 따라 외국인 수급 영향 불가피

전문가들은 미 게임스톱 사태로 인해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에서 수급 변화가 나타나면 외국인들이 단기적으로 한국 등 신흥국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스톱은 현재 미국 내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이다. 지난 11일(현지 시각)부터 헤지펀드와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공방 속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연초 대비 1600% 이상 폭등했다. 현지 개인 투자자들은 헤지펀드가 공매도하려는 게임스톱을 집중 매수했다.

이런 ‘쇼트 스퀴즈(공매도 쥐어짜기)’로 인해 미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인 시트론리서치는 지난 29일 ‘더 이상 숏 보고서(매도 보고서)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매도하려던 종목을 개미가 매집하면서 주가가 뛰어오르자 막대한 손실을 입고 사실상 항복을 선언한 셈이다.

당장 29일 뉴욕 증시는 출렁거렸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20.74포인트(2.03%) 떨어져 3만선을 내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3%, 나스닥 지수는 2.00% 하락마감했다. 반면 게임스톱 주가는 67.9% 폭등했다.

이에 월가에서는 "헤지펀드가 손실이 나면 갖고 있는 다른 주식을 강제 매각해야 하므로 연쇄 하락 사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증시 과열 우려가 이미 있었지만, 이번 사례는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게 온라인 토론방에서 모인 개인 투자자 수급으로 만들어 낸 주가 급등이라는 점에서 비이성적 과열에 대한 우려가 형성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게임스톱 사태가) 과거 버블 붕괴 사례처럼 진행될 가능성은 작지만, 연초 시장을 지배했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꺾일 수 있다"며 "경기 회복이나 부양책 기대감을 줄이는 작은 요인에도 시장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게임스톱 사태 등으로 미국에서 유통 주식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수급이 꼬이면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게임스톱 등 급격히 증가한 변동성으로 글로벌 헤지펀드 들이 빠른 속도로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며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세계 증시를 급격히 오르게 했던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차익 실현 매물과 함께 변동성 확대, 백신 접종 지연 등을 이유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금리 추세와 실적 회복 기대감은 그대로 유지

다만 쇼트 스퀴즈가 시장의 추세는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는 있지만, 이와 별개로 저금리와 올해 실적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시장에서 단기 이벤트의 수급 변수로 인해 추세가 바뀐 적은 없다"라며 "잠깐 위축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증시를 끌어내릴 만한 정책 변화는 없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추세적인 방향성 측면에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도 "근본적으로 이번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끈 동력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라며 "핵심 동력은 저금리와 올해 경기 회복 기대"라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서 완화적 기조를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논의하기는 이르다며 테이퍼링 전에 시장에 충분히 알리고 점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추가 부양책이 추진되고 있고, 여러 논란 속에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계속되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에 대한 우려는 공급 속도의 문제이며 효과성이나 부작용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백신 공급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이 완전히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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