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힐스테이트 잇딴 분양 연기에.. 분양가 오를까 걱정하는 수요자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속한 대구에서 ‘분양 연기’가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 HUG가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손보겠다고 밝힌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보니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분양가가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달성공원역 분양사무소는 지난 8일 기관추천 공급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공문을 대구광역시 장애인복지과 등에 보냈다. 지난 5일 장애인 특별공급 기관추천 접수를 시작한다는 공고가 붙은 지 사흘 만에 이뤄진 일이다.
공문에는 "당사에서 분양 예정인 힐스테이트 달성공원역 공동주택의 보다 나은 시공을 위해 일정이 연기됐다"면서 "정확한 일정 수립 시 공문을 재발송할 예정"이라고 적혔다. 대구·경북 중소벤처기업청의 경우 이미 지난달 22일 이 단지의 중소기업 장기근로자 주택우선공급 대상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낸 상황이었다. 공고문들을 보면 기관추천 접수는 1월 21일까지 이뤄지고 이날 입주자모집공고를 할 예정이었다.
기관추천 공고를 낸 사업장에서 분양 일정을 미루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행사인 모아이엔씨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분양 연기 이유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달성공원역 모델하우스 내부에 어떤 상품을 넣을지 시행사와 협의하고 있어 분양이 늦춰지고 있다"고 했다.
대구 남구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역시 지난 18일 기관추천을 돌연 무기한 연기했다. 시행사 세광알이텍은 대구광역시 등에 보낸 공문을 통해 "당사의 분양 일정 변경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취소 요청을 드린다"며 "추후 분양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재요청 드리겠다"고 했다. 시공사 현대건설 관계자는 "분양승인이 늦어져 일정이 미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 지역 수요자들은 이례적인 일이 반복되는 것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HUG가 고분양가 심사기준을 바꾸겠다고 밝힌 직후 일어난 일들이다 보니 분양가가 오르는 결과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것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일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과의 간담회에서 "HUG 고분양가 심사를 개선해 달라"는 의견을 들었다. HUG는 바로 고분양가 심사기준 재검토에 나섰다. HUG 관계자는 "지난 5일 주택업계 건의를 들은 이후로 고분양가 산정기준을 재검토하는 것이 맞는다"면서 "바뀌는 심사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지난 8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가 HUG 심사보다 더 높은 분양가를 산정받은 터라 HUG 규제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청약을 기다리던 직장인 엄모(31)씨는 "대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며 대출 한도가 줄어 청약자금을 영끌해야 한다"면서 "그나마 HUG가 분양가를 적당히 통제해줄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상황인데, 분양가가 오른다면 자금이 부족해 청약을 넣지도 못 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온라인 부동산 카페 등에서도 "특별공급을 접수하던 도중에 분양을 무기한 연기하는 건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 아니냐", "두 단지 청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분양가가 얼마나 오를지 두렵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달 대구에서 분양한 달서구 ‘힐스테이트 감삼 센트럴’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800만원으로, 전용 84㎡가 6억원대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분양가를 높이기 위한 분양 연기는 아니다"라면서 "힐스테이트 달성공원은 3월쯤,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은 2월에 분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역금융센터 지점장은 "기관추천 공급 공고까지 낸 사업장에서 분양을 갑자기 연기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면서 "대구는 청약 인기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청약하려고 기다렸던 수요자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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