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우기' 바이든..딱 하나만 남긴 그것 [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1. 1.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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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1월 20일 미국 제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속마음이 가장 궁금한 국가 중 하나는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포문을 연 미·중 무역전쟁을 바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초기 아젠다는 대중 정책에 대한 실마리가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직면한 4대 위기로 코로나19·경기침체·기후변화·인종불평등을 꼽고 집권 초기 최우선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관련 3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수십 건의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4대 위기 중 코로나19·기후변화·인종불평등에서 명확한 ‘트럼프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시절 관계가 삐걱거렸던 독일, 프랑스 등 전통적 동맹국과의 동맹 복원에 나서는 등 동맹국 관계에서도 ‘트럼프 지우기’에 나섰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유일하게 ‘트럼프 이어가기’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대중관계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강경한 접근책을 택한 건 옳았다”고 밝히는 등 대중 강경입장을 보였다. 취임 후 가진 첫 언론브리핑에서는 중국이 신장지역에서 위구르족을 상대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는 평가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인권문제까지 건드렸다.

중국에서는 난리가 났다. 지난 28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요한 내용은 세 번 말해야 한다”며 “중국은 집단학살이 없다”는 말을 정말로 세 번 반복했다.

미국과 중국의 날카로운 기싸움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은 지점, '방법'은 고민중
‘트럼프 지우기’에 나선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관계에서는 ‘트럼프 이어가기’를 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 전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7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3%가 중국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대비 26%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특히 지지정당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공화당원 중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비중(83%)이 민주당원보다 높았지만, 민주당원 중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비중도 68%에 달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이 2차 세계대전 글로벌 패권을 차지한 미국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2.3%에 달한 반면, 미국 경제 성장률은 -3.5%를 기록하면서 양국간의 격차도 더 좁혀졌다. 이대로라면 2028년 중국 경제규모가 미국을 넘어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중 무역전쟁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2021년도 미중 갈등을 야기했던 근본적인 구조는 변한 게 없다. 바이든 정부가 대중정책에서는 ‘트럼프 이어가기’를 해야 하는 이유다.

게다가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는 대대적인 ‘트럼프 지우기’를 하고 있는데, 대중정책에서까지 ‘트럼프 지우기’를 하며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점도 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패배한 뒤 행정명령을 공포해 올해 1월 11일부터 미국인이 중국인민해방군과 연계가 의심되는 중국기업 주식을 매수하지 못하게 했다.

트럼프 행정명령 때문에 지난해 말 뉴욕증권거래소는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3대통신사 주식예탁증서(ADR) 퇴출을 발표했다가 며칠 뒤 퇴출하지 않겠다고 번복했다 또다시 퇴출하겠다고 밝히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바이든 행정부로의 과도기 혼란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7일 미국 재무부는 올해 초 수정한 트럼프 행정명령 적용 시점인 1월 28일을 3월 27일로 연장했고, 트럼프의 대중 정책 전반에 대한 정밀한 평가에 진입한 상태다.

2개월 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을 자세히 평가한 뒤에 바이든 행정부 대중정책이 좀 더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큰 틀에서는 ‘트럼프 이어가기’를 지속하겠지만, 차이나모바일 퇴출 등 시장에 혼란을 주는 무리수는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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