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 다가왔는데..껑충 오른 물가에 서민들 한숨
전통시장 26만3000원..설 차례상 비용 전년 대비 14%↑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설 명절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장바구니 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년 넘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데다 장마·태풍·조류인플루엔자·한파 등 환경재해가 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금쌀' '금달걀' '금사과' '금대파'라는 별칭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 및 대전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이날 현재 대전지역에 유통되는 쌀(20kg)의 소매가격은 6만1059원이다.
1년전 5만1662원보다 9397원(18.18%)이나 오른 가격이다.
정부가 쌀값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37만톤의 양곡을 공급했지만 가격 인하에는 별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날 기준 계란 한 판(30구·특란)의 평균 소매 가격은 7480원을 기록했다. 1년 전(5850원)보다 1630원(27.8%)이나 올랐다.
계란값이 급등한 것은 AI 확산에 따른 대량 살처분으로 공급이 부족해져서다.
AI가 처음 발생한 지난해 10월1일부터 이달까지 전국에서 1000만마리가 넘는 산란계가 살처분됐다.
이처럼 계란값이 폭등하면서 제과·제빵업계는 아직 가격 인상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반 가정에서도 계란값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계란을 사두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대전지역 각 마트들은 1인 1판으로 구매 제한제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닭고기 가격도 마찬가지다. 이날 닭고기 1kg의 평균 소매가격은 5000원으로 1년 전(4500원)보다 500원(11.11%) 상승했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닭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 겨울들어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지속되면서 채소와 과일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1kg의 평균 소매가격은 Δ대파 4500원 [평년 2710원 대비 1790원(66.05%)↑] Δ고춧가루 3만5000원 [평년 2만5689원 대비 9311원(36.24%)↑] Δ시금치 5500원 [평년 4658원 대비 842원(18.07%↑)] Δ땅콩 2000원[평년 1540원 대비 460원(29.87%)↑] 등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제수용품으로 많이 쓰이는 과일류의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Δ사과 3만원 [평년 2만267원 대비 9733원(48.02%)↑Δ배 4만6000원 [평년 2만6667원 대비 1만9333원( 72.49%)↑ Δ단감 1만2000원 [평년 9433원 대비 2567원(27.21%)↑] 등으로 폭등해 설 차례상 비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밖에 육류도 100g 기준 Δ소고기 4300원 [평년 4000원 대비 300원(7.5%)↑] Δ돼지고기 2300원 [평년 1827원 대비 473원(25.88%)↑] 등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의 오름세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집밥 수요는 늘고 있는데다 Δ작황 부진 Δ기상악화 Δ가축전염병 등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과일과 축산물의 가격 강세 탓으로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설 차례상 구입 비용도 지난해보다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21일 설 성수품 28개 품목에 대해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6만3000원, 대형유통업체는 36만3000원 선으로 파악했다.
이는 지난해 설 Δ전통시장 23만0972원(14%) Δ대형유통업체 31만7923원(14.1%)보다 모두 상승한 가격이다.
주부 서모씨(50)는 “이번 설에 형제친지들이 모이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식 구입에 적잖은 지출이 생긴다”라며 “코로나19 이후 평범함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하루 빨리 이 고통의 시간이 끝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설 명절을 앞두고 2월1일부터 14일까지 15개 설 성수품목에 대한 가격점검 등에 나서는 등 물가관리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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