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긴장감 줄줄 흘리는 초록..송승은 '세잔의 방'

오현주 2021. 1. 3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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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슬쩍 와 있다.

흐릿한 형상으로 무심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 인물이 말이다.

작가는 현대사회에 사는 인물, 그 곁을 지키는 정물 등을 긴장된 분위기에 던져놓는다.

작가 자신의 경험치에 미치지 못하는 기대와 실망감을 응축해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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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작
초점 없이 흔들리는 현대 사회의 풍경
인물·사물 등 독특한 색채·질감에 비유
긍정적보단 부정적 따뜻함보단 냉소로
송승은 ‘세잔의 방’(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때가 되면 슬쩍 와 있다. 흐릿한 형상으로 무심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 인물이 말이다. 당장 뒤에서 뭔가 잡아당길 듯한 으스스한 환경에도 이젠 제법 적응이 됐다. 작가 송승은(30)이 꺼내놓는 현대인의 초상 얘기다.

작가는 현대사회에 사는 인물, 그 곁을 지키는 정물 등을 긴장된 분위기에 던져놓는다. 초점 없이 흔들리는 세상풍경을 독특한 색채와 질감에 비유한 건데. 긍정적이기보단 부정적, 따뜻하기보단 냉소적인 장면이 대다수다. 작가 자신의 경험치에 미치지 못하는 기대와 실망감을 응축해냈기 때문이란다.

그럼에도 작가의 인물에는 위트가 살짝 흐르는데. 대놓고 무섭지만은 않은 귀염성이 언뜻 비치는 거다. 이를 두고 작가는 ‘양가적 이미지’라고 설명했더랬다. “주로 관계에서 비롯한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어차피 인간관계는 ‘어긋나지만 연결된’ ‘모호하지만 구체적인’ 복잡한 상태로 얽히게 돼 있다고. 딱 ‘세잔의 방’(2020)이 가진 형국이다. 불안하지만 그렇다고 눈을 돌려버릴 순 없는 오늘 우리의 ‘관계’를 생각하면 말이다.

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아트사이드갤러리서 오지은·이미솔과 여는 3인전 ‘오늘, 순간, 감정’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45.5×45.5㎝. 작가 소장. 아트사이드갤러리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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