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GO를 찾아서]우리가 '전원일기'에 빠진 이유
19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전원일기'.."5월 방영 목표"
과거 콘텐츠 재소환 열풍, 방송사서도 '효자템' 등극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미드(미국 드라마), 일드(일본 드라마), 영드(영국 드라마)에 이어 요즘 뜨고 있는 건 바로 ‘옛드’다. 옛드란 다름 아닌 옛날 드라마를 말하는데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무려 30~40여 년 전 드라마가 여기저기서 방영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특히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 속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여기에 최근 복고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케이블방송에서는 온종일 재방에 또 재방이 거듭되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 농촌드라마의 대표작 ‘전원일기’다.
MBC에서 지난 1980년 10월부터 2002년 12월 29일까지 방영했던 전원일기는 우리나라 최장수 TV드라마로 총 1088부작으로 제작됐다.
전원일기는 경기도 양촌리라는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김 회장(최불암 분) 댁과 일용이(김수미 분)네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을 통해 농촌의 정서와 설정을 다룬 수많은 에피소드로 이뤄진 드라마다.
최불암, 김혜자, 김수미, 고두심, 유인촌, 김용건, 정대홍 등 굵직한 배우들이 출연한 전원일기는 종영 당시 MBC 연기대상에서 전 출연진들이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실제 김수미는 당시 동료 배우들은 로맨스 작품에서 예쁜 옷을 입고 나오는데 할머니 분장을 한 자신의 역할이 너무 싫어 도망을 갔다고도 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시청자들은 전원일기 속 일용엄니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과연 일용엄니가 없었다면 전원일기가 세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았을까.
전원일기가 방영됐던 시대의 우리나라 산업변화를 살펴보면 농업기반의 산업에서 기술, 정보산업으로 전환이 이뤄지는 시기다. 이 시기에 부모들은 시골에서 어렵게 농사를 지으며 자식들만은 잘 돼야 한다며 도시로 유학을 보내고 취업을 시켰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는 시대가 변한 만큼 농촌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찾아볼 수 없다.
실제 전원일기의 인기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전원일기를 다시 정주행하려면 필요한 결제 금액의 액수가 알려져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방송 다시 보기 플랫폼 ‘네이버 시리즈온’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회당 결제 금액은 1100원, 1088회를 모두 보기 위해서는 119만6800원의 비용이 든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20년을 넘게 했으니 대단하다”, “영상 내려받기 하다가 일주일이 지날 것 같다”, “100만원이 넘는다니 TV에서 재방영하면 열심히 봐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일까. 최근 MBC 측은 ‘전원일기’를 오는 5월 방영 목표로 다큐멘터리로 제작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시기에 태어난 이들은 비록 투박하지만 시절이 좋아서 시도할 수 있는 파격들로 가득한 콘텐츠로 옛날 프로그램을 즐긴다.
과거 콘텐츠의 재소환 열풍은 작금의 지친 일상 속 시청자들로 하여금 향수를 자극하며 추억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신작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효자템’ 역할도 톡톡히 한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웨이브 등 국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도 옛날 드라마 시청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뉴트로 열풍을 타고 옛날 드라마가 인기를 끈 지는 좀 됐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시청층이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라며 “OTT를 통한 ‘옛드’ 열풍이 중장년층에 따른 것이라면, 유튜브에서도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이러한 콘텐츠가 1020세대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겐 하나의 놀이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a203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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