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설민석 빈 자리 無..장항석 교수와 페스트 파헤치기 [종합]

지민경 2021. 1. 3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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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민경 기자] '벌거벗은 세계사'가 장항석 교수와 함께 인류 최악의 질병 페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30일 오후 방송된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장항석 교수의 페스트 이야기가 그려졌다.

앞서 설민석이 논문 표절 논란으로 하차한 뒤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던 '벌거벗은 세계사'는 5주 만인 이날 방송을 재개했다.

이날 이혜성은 "오랜만에 여행을 가려니까 설렌다. 오늘부터는 매주 각 분야의 새로운 선생님과 세계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역사를 파헤쳐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항석 교수가 맡아 과거 유럽 인구의 3분의 1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인류 역사 최악의 질병 중 하나인 페스트의 기원부터 급속도로 퍼져나간 과정 등을 설명했다.

페스트는 지중해의 중심지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1347년 10월 시작됐다. 항구에 한 척의 배가 들어왔는데 배 안에는 이미 끔찍하게 죽은 사람들로 가득했던 것. 이렇게 페스트는 메시나항을 통해 2~3년만에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됐다. 이는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하루에 1.6km를 이동한 것이다.

장항석 교수는 페스트에 대해 "인류 역사 최악의 질병으로 걸리기만 해도 5시간이면 사람이 죽는다는 질병.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질병을 말한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었다"고 설명했다.

페스트의 단초가 된 것은 전략전 요충지인 카파로, 당시 카파는 몽골군에게 침략을 당했다. 카파성이 몽골군의 공격에 3년을 버텼고, 몽골군 역시 지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몽골군에는 페스트 균이 돌기 시작했고, 퇴각 결정을 한 몽골군은 카파성 안으로 페스트로 사망한 시체를 투석기로 투척했던 것. 카파성 안에 페스트가 전염되니 사람들이 배를 타고 도망치기 시작해 유럽으로 확산됐다.

장 교수는 "페스트로 발열성 질환으로, 페스트 균이 혈액 응고 장애를 일으킨다. 피가 안 통해서 신체 말단부부터 시커멓게 괴사해 떨어져 나가 죽는 것"이라며 "페스트는 쥐와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 쥐벼룩에 감염이 된다 쥐벼룩이 쥐를 물고 쥐가 돌아다니다가 쥐벼룩을 사람에게 옮기는 것이다. 이후 사람과 사람 간의 감염으로 급속하게 퍼지게 된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이 비말로 전염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세 유럽은 어떻게 급속도로 페스트가 퍼졌냐는 질문에 그는 "당시 유럽의 환경이 페스트가 퍼지기에 딱 적합했다. 그 시기가 가장 전세계적으로 추웠던 시기다. 기근과 흉작이 반복되며 사람들이 면역력이 약해졌다. 빨리 감염되고 쉽게 죽은 것이다. 중세 시대의 최악의 위생 환경도 문제였다"고 밝혔다.

당시 유럽인들은 믿을 수 있는 것은 신앙 뿐이라는 생각과 페스트가 신의 형벌이라고 여겨 회개하러 교회로 갔고, 대규모 집회를 하면서 더 빨리 감염이 됐다고. 또한 이들은 참회의 행동으로 사람들이 몸에 채찍질을 하면서 고행을 하기 시작했고, 하루 두 번씩 33일 동안 피가 나도록 자해 행동을 하며 돌아 다녀 슈퍼 전파자가 됐다.

이후 사람들은 신앙에 대한 의심과 종교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불안감에 증오의 대상을 찾기 시작했고, 그 대상이 유대인이 됐다. 장 교수는 "청결에 신경을 쓰고 유대 율법에 의해 까다롭게 조리된 코셔 푸드를 먹어 사망률이 낮았던 유대인을 보고 사람들은 무슨 술수를 부렸냐고 오해하고 집중적으로 미움의 대상이 됐다. 유대인들을 고문하기 시작했고, 고문에 견디다 못한 유대인들이 사보이의 요한이 퍼트렸다고 거짓 자백을 했다. 이후 유대인의 대학살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페스트를 치료하기 위한 의사들의 노력도 이어졌다. 현대의 방역복을 연상시키는 까마귀 형태의 복장을 고안했고, 영국 출신 천재 과학자 뉴턴은 두꺼비의 토사물을 활용한 치료법을 제안했다. 의사로 활약한 노스트라다무스는 사혈 금지, 로즈힙 오일을 약으로 사용하는 등 의사 현대 과학 관점으로도 타당해보이는 조치들을 취했다. 

여러 노력들에도 페스트는 몇 백년 동안 계속 반복됐고, 17세기가 지나서야 종식이 됐다. 페스트 종식에는 환경이 좋아지고 사람들이 많이 죽어 오히려 물자가 풍부해지는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됐다고. 

마지막으로 장 교수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게 답답하고 페스트, 스페인 독감 등 이전의 역사가 되풀이 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실체를 알고 백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인류는 그만큼 강해졌다. 보통 10년 이상 걸리는 백신 개발을 1년 내에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인류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감히 말해본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벌거벗은 세계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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