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의 '정의' 위기..무너져버린 '데스노트' 존재감

이대건 입력 2021. 1. 3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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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정부 초반만 해도 소수정당 이상의 존재감을 키우던 정의당이 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처지로 내려앉았습니다.

재작년 조국 사태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정의당 위기의 본질은 당명에 담긴 대로 '정의'의 위기입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 초기만 해도 이른바 '데스노트'는 정의당 존재감의 상징이었습니다.

소수 정당이지만 정의당이 반대하면 장관 후보자들이 낙마한다는 선명성을 앞세워 한때 제1야당까지 꿈꿨습니다.

[이정미 / 정의당 전 대표 (지난 2017년 10월) : (정의당이) '국민한테 좀 필요한 정당이다'라는 것까지는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에 당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 2020년 제1야당으로 도약하면서 다음 진짜 수권을 꿈꾸는 정의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이랬던 정의당이 추락하기 시작한 건 '조국 사태' 때부터입니다.

공정 논란이 한꺼번에 불붙었는데,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적격 판정을 내린 겁니다.

[심상정 / 정의당 전 대표 (재작년 9월) : 정의당은 사법 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입니다.]

이후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졌고 보수 야당으로부터는 '민주당의 2중대'라는 비난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정의당이 고심 끝에 적격 판정을 내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 과제인 공수처와 관련이 있습니다.

정의당은 교섭 단체 구성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강력하게 원했고,

공수처로 대표되는 검찰 개혁이 절실했던 민주당은 정의당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엉뚱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이 동시에 이뤄지긴 했는데,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을 따라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결국, 정의당은 소수 정당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출범한 김종철 전 대표 체제는 성추행 사건으로 당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습니다.

[배복주 /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 (지난 25일) : 정의당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당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치명적인 상처가 생겼습니다.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립니다.]

조국 사태에서 최근 성추행 사건까지 정의당 위기의 본질은 당명에 있습니다.

거대 양당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자부했던 정의당이 스스로 정의롭지 못한 면을 보일 때마다 비판의 강도도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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