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대석] 장혜영 "피해 회복에 고소 필요 없다 판단..존중해달라"
[앵커]
오늘(30일) '앵커초대석' 정의당 장혜영 의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려운 발걸음 해주셨습니다.
사건 발생 15일 지났습니다.
직접 쓰신 글에서 '일상은 정치의 최전선이다' 이런 표현을 하셨는데 오늘 출연이 일상을 회복하겠다, 그 선언으로 봐도 될까요?
[답변]
일종의 그런 선언으로 봐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께서 걱정, 응원, 위로 많이 보내주셨는데 그것에 대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기도 했고요.
[앵커]
입장문에서 직접 쓰신 표현입니다.
'너만 다쳐'.
이것을 아주 무겁게 다루셨습니다.
의원님께서도 지겹도록 들었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 이런 말까지 들어야 함에도 이렇게 공개해야 겠다 결심하신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본인이 직접 밝혀주시는 자리가 될 텐데요.
[답변]
일단 이 문제를 공개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먼저 가해자의 지위는 공당의 대표입니다.
공당의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문제를 해결하는 길에 있어서 비공개로 해결한다는 방법은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고요.
제가 한 사람의 피해자인 동시에 대한민국 국회의 국회의원이기도 하다는 점이 굉장히...피해자인 저를 숨기면서 국회의원으로서 제가 가진 소명을 다할 수 있는 길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앵커]
역시 입장문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그럴듯한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처참히 실패하는가" 라고 하셨고, "우리는 이 질문을 직시하고 반드시 답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말씀 하셨어요.
의원님께서 생각하는 원인과 해결 방안이 있을까요?
[답변]
공개적으로 많이 알려진 성폭력 사건들일수록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게 할 것인가가 논의 초점이 되기보다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 피해자는 우리가 정말로 인정할만한 피해자의 모습인가' 이런 데 더 많은 관심이 주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가해, 가해자들이 어디에서 실패하는가 에 주목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는 피해자다운 모습이 정해져있고, 가해자는 또 어떤 사람들만 가해를 저지르지 어떤 사람들은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성폭력에 대해 가지고 있는 하나의 편견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앵커]
김종철 전 대표를, 가해자를 고소하지 않기로 하셨습니다.
일각에서는 정의당이 성범죄 친고죄 폐지에 앞장서 왔는데 입장이 좀 달라진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제가 가해자를 형사고소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는 ,깊은 생각 끝에, 그것이 회복에 있어서 필요하지 않다고 피해자인 저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형사고소라고 하는 절차는 성범죄에 있어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명확한 하나의 수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당을 통한 공동체적인 해결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정의당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의 선택에 대해서 당은 책임감을 가지고 정말 책임감 있게 응답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가해자는 가해 사실을 인정을 하였고, 이에 대해서 사과를 하였고, 당은 이에 대해서 가장 당이 내릴 수 있는 엄중한 징계 조치, 제명 조치를 내린 상황입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공인으로서의 책무를 생각할 때 , 가해자를 명확하게 형사고발해서 법적인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런 견해에도 일견 공감하는 바가 있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저 자신의 일상을 회복하는 길에 있어서 형사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저에게 가져다 줄 여러 가지 고통들, 쏟아질 2차 가해와 여러 가지 관심과 끝없이 제가 당한 피해들을 소명하고 설명해야 되는 이 절차들을, 그 지난한 재판 과정에서 겪어야 되는 고통을 제가 겪고 싶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형사고소의 단계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고, 당도 피해자인 저의 마음과 저의 결정을 존중해서 그렇게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점을 함께 이해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앵커]
의원님 바람과 달리 한 시민단체가 고발을 진행했습니다.
비판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신 거죠?
[답변]
그러한 법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그것은 과연 우리 사회에 있어서 피해자를 존중하면서 성범죄를 없애겠다는 노력의 진정한 일환일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저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은 행동들에 대해서 유감을 표하고 싶습니다.
존중해주십시오.
요청드립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제 모레(1일)부터 당장 2월 국회가 시작됩니다.
의정활동도 이제 다시 시작하시겠죠?
[답변]
사실 지금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라고 하는 초유의 재난을 맞이해서 굉장히 정치권이 풀어내야 되는 구체적인 숙제들이 많이 있고, 그 안에서 제가 해내야 되는 역할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앞으로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의정활동도 지켜보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영상편집:권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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