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돼 가는 '이란 선박' 문제, '스위스로 원유대금 전달' 해결책 되나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2021. 1. 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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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케미호'의 이란 억류가 한달 가량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동결 이란 원유대금을 스위스를 통해 전달하는 'SHTA(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 방안이 외교적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27일 모즈타바 졸누리 이란 외교정책위원장과 논의한 'SHTA를 통한 이란원유 대금 전달' 방안에 대해 이 자리에서 추가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이란원유대금 문제를 SHTA 방식을 통해 풀자고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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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이란 대사·외교위원장과 SHTA 논의
미국·이란 아닌 스위스 통한 원화 전달 방법
기재부 "SHTA가 최선의 방안..역량 집중"
미국이 지난해 2월 제안, 바이든 결단에 달려
한국 국적의 유조선 ‘한국케미’가 4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함정들에 의해 나포되고 있는 모습. 이란 국영 TV는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환경 오염 유발을 이유로 ‘한국케미’를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한국케미호’의 이란 억류가 한달 가량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동결 이란 원유대금을 스위스를 통해 전달하는 ‘SHTA(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 방안이 외교적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한국 원화를 활용하게 하거나 미국 금융기관을 거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3지대’를 통하는 방안이 모색되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이같은 방안을 지난해 2월 제안했지만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변한 만큼 이란과의 관계회복을 원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송영길 국회외교통일위원장은 전날 사이드 바담치 사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국회 외통위원장실에서 만나 이란 원유대금과 억류 선박 문제를 논의했다. 송 위원장은 27일 모즈타바 졸누리 이란 외교정책위원장과 논의한 ‘SHTA를 통한 이란원유 대금 전달’ 방안에 대해 이 자리에서 추가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송 위원장은 졸누리 위원장에게 “국내 은행에 예치된 이란원유 판매대금이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SHTA)을 통해 조속히 활용될 수 있도록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17일 페이스북에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만나 한국케미호 선원 억류 문제의 조기 해결에 동의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지난 12일 한국선박 나포 문제와 관련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왼쪽)이 헤크마트니아 이란 법무부 차관을 만나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송 위원장은 27일 기획재정부로부터 ‘SHTA를 통한 자금 지원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기재부는 이란 원유자금 관련 검토보고를 통해 “SHTA로의 자금 이전에 역량을 집중한다”며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자금 이전 상대 국가인 스위스 정부와 함께 미 측에 조속한 답변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SHTA는 한국 내 은행에 동결돼있는 자금을 스위스로 보낸 뒤, 스위스에서 약품이나 식량 등 인도적 물품을 구매해 이란에 수출하고 그 대금을 스위스 은행이 보증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미국은 이란중앙은행(CBI)와 모든 이란 내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인과 미국 금융기관 및 달러화가 관여되는 이란과의 거래 역시 봉쇄하고 있다.

이에 미국으로부터의 라이센스(제재 면제 허가) 획득을 전제로 미국과 이란이 아닌 3국을 통해 자금을 전달하는 방식이 거론되는 것이다.

다만 SHTA 방식 역시 미국이 키를 쥐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이란원유대금 문제를 SHTA 방식을 통해 풀자고 제안한 바 있다. 두 달 뒤 우리 외교당국은 미국 국무부 요청에 따라 자금이전 방안을 마련해 제안서를 제출하고 제재 면제를 요청했으나 돌연 미국은 답변을 미루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건강보험개혁법(ACA)을 강화토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웃음을 짓고 있다./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다시 SHTA 방식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이란 핵협상(JCPOA)을 타결할 당시 부통령으로서 이 작업을 전두 지휘했다.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은 그를 도와 핵협상을 이끈 주역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 지우기’에 나서면서 이란 핵협상을 폐기했지만 행정부 수장 교체 이후 미국이 이란 핵협상에 복귀하리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란 측은 그간 동결 원화 자금 활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우리측에 요청해 온 바, 스위스 인도적 채널로의 원화 자금 이전은 그 활용 방안 중 하나로 이와 관련해 유관국들과 협의를 계속해 왔다”며 “우리 정부는 동결 원화자금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유관국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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