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유럽레터] 위기대처도 극명히 다르다, 셰필드의 두 라이벌

이형주 기자 2021. 1. 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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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홈구장의 셰필드 웬즈데이 엠블럼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이형주의 유럽레터], 152번째 이야기: 위기대처도 극명히 다르다, 셰필드의 두 라이벌

셰필드를 연고로 하는 두 라이벌은 위기대처도 극명히 다르다. 

잉글랜드 북동쪽에는 요크셔험버 지방이 있고 그 남쪽에는 셰필드가 위치해 있다. 잉글랜드 철강 산업의 중심지 중 하나인 셰필드는 인구로 보나, 규모로 보나 영국 10대 도시에 들만큼 큰 도시다. 

그런 셰필드는 축구가 있는 날이면, 두 개로 양분된다. 같은 셰필드 사람이라고 해도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응원하는 팬들, 셰필드 웬즈데이를 응원하는 팬들로 팽팽하게 대립하게 된다. 

두 클럽은 강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걸어온 길은 비슷하다. 1900년대 잉글랜드 극초창기에 잘나가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오랜 암흑기를 거친 뒤 1992/93시즌 EPL 출범 멤버 안에 들었다. 2021년 현재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1부, 셰필드 웬즈데이는 2부에 위치해있지만 강등 위기에 놓였다는 점도 같다. 

아주 흥미로운 것은 두 팀이 똑같이 맞은 강등 위기서 이를 대처하는 방식이 극명하게 나뉘었다는 것이다. 셰필드 웬즈데이는 셰필드 북쪽에,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셰필드 남쪽에 위치해 있는데 두 팀의 거리만큼이나 확연한 차이다.

셰필드 유나이티드 홈구장 브라몰 레인

먼저 셰필드 웬즈데이의 경우 챔피언십(46경기)의 전반기에 해당하는 23라운드까지 23위에 머물렀다. 24위인 위컴 원더러스보다 단 한 계단 높이 있을 뿐이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강등이다. 

그런데 셰필드 웬즈데이가 '올 시즌 성적' 때문에 강등권에 있는 것은 아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23경기에서 6승 7무 10패로 승점 25점을 수확했다. 이는 챔피언십 중하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하지만 셰필드는 승점 19점인 상태인데, 징계로 승점 –6을 안은 상태서 계산된 승점이기 때문이다. 

이유가 있다. 셰필드 웬즈데이가 EFL의 재정적 페어플레이룰이라고 할 수 있는 리그 수익성 및 지속성(League's Profitability and Sustainability Rules) 룰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챔피언십 소속인 셰필드 웬즈데이는 2017/18시즌으로 끝나는 3년 간 해당 규정이 정하는 손실액을 초과했다. 경기장 매각으로 이를 충당하려 했지만 회계연도 마감 이후 이뤄져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셰필드 웬즈데이 취임 당시 몽크. 구단은 빠른 결정을 단행했다

셰필드는 해당 징계로 당초 승점 -12점 감점이라는 큰 징계를 받았다. 그들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11월 항소가 일부 인용돼 감점 폭이 -6점으로 줄었다. 그래도 승점 감점 상황서 잔류라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 셰필드 웬즈데이는 올 시즌을 감독 선임 부진 시 즉각 경질로 돌파 중이다. 올 시즌 출발을 같이한 게리 몽크 감독이 11경기서 3승 3무 5패로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잠시 주춤하자 그를 바로 경질했다. 

감독 선임도 바로 이뤄졌다. 몽크의 후임은 토니 퓰리스. 스토크 시티 감독 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롱볼 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 챔피언십 감독들 중 상위 클래스로 볼 수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퓰리스는 전성기 시절의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데이폰 찬시리 회장은 경기력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자, 퓰리스가 마지막 2경기서 1승 1무를 거뒀음에도 그를 해임했다. 경기력이 떨어지면 즉각 교체한다는 운영방향 그 자체였다. 

셰필드 웬즈데이서 경질된 베테랑 감독 토니 퓰리스

현재 셰필드 웬즈데이는 닐 톰슨 감독대행이 지난 12월 28일 취임한 이래 안정세를 찾은 상태다. 톰슨 대행이 취임 후 3경기서 2승 1패를 거뒀다. 한 경기를 덜한 상황에서 잔류 가능권인 21위 더비 카운티와 승점 차는 6점이다. 잔류 가시권으로 온 상황에서 셰필드 웬즈데이는 시즌 말까지 잘 하면 보지만 주춤하면 바로 감독을 바꾸는 살얼음판 운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셰필드 유나이티드 역시 올 시즌 큰 위기를 맞았다. 직전 시즌 센터백 오버래핑이라는 혁신적인 전술로 프리미어리그를 놀라게 했던 셰필드다. 리그 9위에 안착했고 올 시즌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최악의 팀을 넘어 EPL 역대 최악의 팀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들은 17라운드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기존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기록을 넘어 개막 후 역대 최장 무승 기록을 새로 썼다. 

다행히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최근 3경기서 2승 1패를 거두며 반등을 시작했다. 다만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반등 방식은 라이벌 셰필드 웬즈데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신뢰의 축구로 부진에서 탈출하고 있다. 

이미 구단의 레전드인 크리스 와일더 감독. 부진에도 신뢰를 얻고 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개막 후 17경기 연속 무승을 거두는 동안에도 감독 교체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편이었다. 기본적인 신뢰도 있지만 크리스 와일더 감독 자체가 팀을 3부리그부터 현 위치까지 끌어올린 인물이기 때문이다. 

와일더 감독 역시 실망감은 주는 시작을 하기는 했지만, 최근에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18라운드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잡았고, 20라운드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압했다. 잔류가 가능한 17위와는 승점 10점 차. 쉬운 차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차이도 아니다. 제이든 보글, 키 브라이언 등 그가 적극 기용하고 있는 신예들이 반전을 만들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최근 반등 중인 셰필드 유나이티드. 주장 존 이건.

강등권에 있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셰필드 웬즈데이 모두 다시 이번 주부터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맨체스터 시티와, 셰필드 웬즈데이는 프레스턴 노스 엔드와 맞붙으며 강등권 탈출을 위해 나선다. 

셰필드 축구가 역경을 넘고 부활할까. 역경 극복 방법마저도 다른 두 클럽은 위기 탈출이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셰필드/힐스버러 스타디움ㆍ브라몰 레인), 뉴시스/AP, 영국 언론 <스카이 스포츠>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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